한국의 뮤지컬 문화
01 한국 뮤지컬 시장 규모
한국 뮤지컬 시장은 이제 하나의 독립적인 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3년 국내 뮤지컬 박스오피스 매출은 약 4,651억 원(미화 약 3억 5천만 달러)에 달해, 국내 K-팝 시장 규모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주목할 점은, 이 수치는 위대한 개츠비나 메이비 해피엔딩처럼 한국 제작사가 주도해 해외 무대에 오른 작품들을 제외한 국내 매출 기준이라는 점이다. K-팝이 해외 수익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한국 뮤지컬은 아직 국내 중심의 시장이지만, 그 규모만 놓고 보면 이미 상당한 성장을 이뤄냈다.
2025년에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5월 기준 한국 뮤지컬 매출은 이미 2,290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어섰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약 5,500억 원(미화 약 4억 달러)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국 공연장 매출의 90% 이상이 서울에 집중된 시장 구조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성장세는 더욱 눈에 띈다. 브로드웨이 2023–2024 시즌 총 매출이 약 15억 4천만 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뮤지컬 시장은 이제 브로드웨이의 약 25% 규모에 도달한 셈이다. 단일 도시에 기반한 시장이 세계 공연 산업의 중심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뮤지컬 제작의 역량과 안정적인 수요, 그리고 대중적 인기를 잘 보여준다.
한편, 세계 무대에서의 존재감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 뮤지컬의 해외 진출은 명성황후로 시작되었고,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공연되었고 2025년 최우수 작품상 등 6개 부문 토니상을 수상했다. 또한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과 영국에서 모두 한국 제작진이 주도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K-팝처럼 K-뮤지컬도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인 공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Referenc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