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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Evan Hansen

디어 에반 핸슨

박강현은 경력 최고 수준의 보컬·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에반 핸슨 그 자체가 되었다. 탄탄한 조연과 충실한 연출 속에서, 디어 에반 핸슨은 ‘연결과 구원(connection and redemption)’이라는 보편적 이야기를 깊이 있게 울렸다.

한국 초연:

2024

세계 초연:

2015

관람 년도:

2024

공연 극장명:

충무아트센터, 서울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원 출처나 관련 기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리뷰

디어 에반 핸슨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핵심 주제를 공감할 수 있는 뮤지컬 가운데 하나다. 소셜 미디어, 학교 폭력, 그리고 ‘받아들여지기 위해’ 하게 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거짓말의 복합성은 국경과 무관한 21세기의 과제이다.

한국 공연은 원작의 연출을 충실히 따랐다. 무대 곳곳에 겹겹이 배치된 여러 대의 모니터가 배경과 뉴스 피드, 그리고 소셜 미디어의 소음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캔버스처럼 만들어 냈다. 심지어 공연장 앞을 가리는 커튼도 빈 노트북 화면처럼 디자인되어, 기술과 불안, 그리고 연결을 향한 간절한 욕망이 이야기를 이끌 것임을 관객에게 미리 예고했다.

에반의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매우 불편하다. 선의에서 시작된 그의 거짓말은 치유만큼이나 상처를 남기는 서사로 커진다. 그 불편함은 작품에 필수적이지만, 에반의 도덕성을 지키면서 작품을 구상할 수는 없었는지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한국 공연에서 박강현의 에반은 아스퍼거를 연상시키는 특성으로 표현되었는데, 이 선택 덕분에 에반의 잘못된 판단이 이기심의 결과라기보다 질병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실수처럼 느껴졌다. 작은 차이지만 관객이 그의 행동을 더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중요한 해석이었다.

박강현의 에반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뛰어난 연기였다고 확신한다. 이전 작품들에서는 가끔 미세한 음정 흔들림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번엔 완벽했다. 음정은 정확했고, 감정은 깊었으며, 확실히 캐릭터에 몰입했다. 맑고 단단한 성량이 극장을 가득 채웠고, 두성과 흉성의 전환도 탁월했다. 특히 울먹이며 노래하면서도 음정과 발성을 잃지 않는 능력—때로는 실제로 눈물을 흘리면서도—은 인상적이었다.

비대칭으로 살짝 내려간 어깨, 불안한 자세, 미세한 손짓 같은 신체 연기는 무대에서 ‘박강현’이라는 배우를 지웠다. 남은 것은 오직 에반 핸슨이었다. 막공에 가까워질수록 이 변화는 완성되었다. 점점 연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에반을 보았다.

“Waving Through a Window”는 잔잔히 시작해 리프라이즈에서 폭발했고, 공연장 끝까지 시원하게 뻗었다. “For Forever”는 그가 미라클라스와 유튜브 라이브에서 영어로 불렀던 기억이 떠올랐다. 영어 가사의 운율이 주는 고유한 음악성이 있는데, 그는 그것을 훌륭히 살렸다. 복잡한 현대적 주제를 담은 만큼 한국어 번역 가사는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울렸다. 다만 “for forever” 같은 반복적 구절은 번역에서 온전히 유지되기 어려웠다. 그의 영어 버전과 한국어 버전을 비교할 때 그 차이가 특히 분명했다. 하지만 공연을 보는 동안에는 가사가 라임을 이루는지조차 잊을 만큼, 그의 노래 자체가 모든 것을 압도했다.

“If I Could Tell Her”에서는 호흡과 발성의 색깔이 숨 막히게 변화했고, 음정과 딕션은 정교했다. 이 넘버에서 그는 완전히 캐릭터 속으로 들어갔다. “Words Fail”은 그날 공연의 정점이었다. 살짝 거친 두성과 절제—울음을 삼키되 감정은 목소리로 터뜨리는—가 관객 전체를 흔들었다. 다음 장면이 넘어간 후에도 나는 그 노래에 마음이 붙잡혀 있었다.

마지막 장면에 갑자기 등장한 사과나무는 뛰어난 상징이었다. 힘겨운 진실의 뒤에 남는 희망과 성장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었다.

조연들은 진정성 있고 입체적이었다. 코너 머피, 재러드 클라인먼, 알라나 벡은 몸짓과 감정의 폭에서 정말로 고등학생처럼 설득력 있었다. 캐스팅에서 한 가지 아쉬움은 조이 머피였다. 두 배우 모두 음정 정확도가 흔들렸고, 캐릭터에 맞출 의도였을지 모르나 다소 어두운 보컬 컬러를 선호해 내겐 완전히 와닿지 않았다.

어머니 역의 캐스팅은 훌륭했다. 두 배우 모두 자녀의 고통을 지켜보는 부모의 지침과 무력감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하이디 핸슨이 혼자서 일과 공부, 양육을 동시에 힘겹게 해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녀는 에반을 치료사에게 보냈고 “Dear Evan Hansen”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쓰도록 격려했으며, 그것이 의도치 않게 모든 사건의 도화선이 되었다. 과중한 현실 속 많은 부모가 그러하듯, 그녀 역시 전문가의 조언 뒤에 숨으며 문제의 핵심을 회피했다.

그러나 “So Big/So Small”은 모자가 처음으로 제대로 연결되고, 인정과 용서, 수용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아버지의 부재로 결여된 것 가정이라고 생각했던 에반과 어머니가, 가족을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전통적 역할이 아니라 사랑과 이해임을 받아들이는 전환점이 되었다. 공연마다 다른 배우가 연기했는데, 이 역할은 비슷한 상황의 부모가 서로 다른 모양새를 보여주지만 결국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일관되게 보여 주었다.

래리 머피는 노래는 다소 약했지만 연기는 조용한 권위를 지녔다. 듀얼 캐스팅 두 배우 모두 역할에 온기를 불어넣어, 다른 삶이었다면 코너를 절망과 외로움에서 구했을지도 모를 아버지 상을 그려냈다.

브로드웨이나 한국 라이센스 프로덕션에서도 변함없이 남는 과제는, 에반의 이야기 중심에 놓인 도덕적 불편함이다. 그의 거짓말은 치유와 상처를 동시에 가져왔고, 관객은 그에게 공감하면서도 그를 옹호하기 힘들어진다. 이 모순이 작품의 힘이기도 하지만, 특히 젊은 관객을 위해 공감할 수 있도록 극을 각색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대본이 미세하게 진화해서 에반의 거짓말에 대한 불편함을 없앨 수 있다면, 디어 에반 핸슨은 동시대의 성공을 넘어 뮤지컬 역사 속 ‘시대를 초월한 고전’이 될 잠재력이 있다.

디어 에반 핸슨은 내가 본 박강현의 역할 가운데 가장 높은 난도의 보컬·감정 연기를 요구했지만, 그는 기대를 넘어섰다. 그는 단지 연기한 것이 아니라, 에반 핸슨이 되었다. 이 극은 박강현 커리어의 하이라이트일 뿐 아니라, 뮤지컬이 왜 중요한지—갈등의 근원을 극화해서 보여주고, 공감과 연민으로 눈물을 자극하며, 불완전한 사람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고 용납될 수 있다고 믿게 하는—그 이유를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이 갤러리의 사진은 촬영이 허용된 경우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 중인 프로그램·티켓·기념품을 촬영한 것입니다.

OFFICIAL VIDEO EMBEDS

[디어에반핸슨] TEASER

[Dear Evan Hansen] Teaser | Presented by S&Co, running from March 28 to June 23, 2024 at Chungmu Arts Center Grand Theatre. A moving story of connection, hope, and finding your voice.

[디어에반핸슨] Waving Through a Window #박강현|이어폰 필수🎧

[Dear Evan Hansen] Waving Through a Window – Kang-hyun Park as Evan Hansen. Earphones recommended for a powerful and emotional performance from the 2024 Korean production at Chungmu Arts Center Grand Theatre.

[디어에반핸슨] Highlight Clip #2

[Dear Evan Hansen] Highlight Clip #2 – Kang-hyun Park as Evan Hansen. A moving glimpse into his heartfelt performance in the 2024 Korean production at Chungmu Arts Center Grand Theatre.

[디어에반핸슨] Highlight Clip #3

[Dear Evan Hansen] Highlight Clip #3 – Kim Sungkyu as Evan Hansen. A touching glimpse of his performance in the 2024 Korean production at Chungmu Arts Center Grand Theatre.

[디어에반핸슨] Highlight Clip #1

[Dear Evan Hansen] Highlight Clip #1 – Lim Kyu Hyung as Evan Hansen. A glimpse into his heartfelt portrayal of the beloved character in the 2024 Korean production.

[디어에반핸슨] Waving Through a Window #김성규|이어폰 필수🎧

[Dear Evan Hansen] Waving Through a Window – Kim Sungkyu as Evan Hansen. 🎧 Earphones recommended to experience the depth and emotion of his performance in the 2024 Korean production at Chungmu Arts Center Grand Theatre.

[디어에반핸슨] 시츠프로브 ‘𝐘𝐨𝐮 𝐖𝐢𝐥𝐥 𝐁𝐞 𝐅𝐨𝐮𝐧𝐝’

[Dear Evan Hansen] Sitzprobe – You Will Be Found | A powerful preview from the 2024 Korean production, running March 28 – June 23 at Chungmu Arts Center Grand Theatre.

[디어에반핸슨] Waving Through a Window #임규형|이어폰 필수🎧

[Dear Evan Hansen] Waving Through a Window – Lim Kyu Hyung as Evan Hansen. Earphones recommended to fully enjoy the emotional depth of his performance in the 2024 Korean production at Chungmu Arts Center Grand 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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