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42nd Street

브로드웨이 42번가

한국의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화려한 탭 댄스와 날카로운 코미디, 40명의 댄서들의 합창으로 브로드웨이의 신화를 되살렸다. 첫 주연을 맡은 최유정이 페기 소여로 빛났고, 버즈비 버클리식의 장관과 샤롯데의 음향이 어우러진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 초연:

1996

세계 초연:

1980

관람 년도:

2025

공연 극장명:

샤롯데씨어터, 서울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원 출처나 관련 기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리뷰

한때 수많은 공연용 극장이 즐비했던 브로드웨이 42번가에는 이제 뉴암스테르담 극장만이 남아 있다. 1930년대만 해도 이 거리는 영화관, 보드빌 극장, 눈부신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쇼 비즈니스의 상징적인 중심지였다. 지리적 위치보다 중요한 것은 신화였다. 42번가는 무명의 코러스 걸이 스타로 발돋움하는 꿈, 성공을 향한 갈망을 상징했다. 뮤지컬 42번가는 바로 그 신화를 포착하고 기념하는 공연이다. 실제 뉴욕의 한 구역이 아니라, 탭댄스와 코믹 타이밍, 그리고 화려한 스펙터클이 어우러져 누구든 무대 뒤 코러스에서 나와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브로드웨이의 희망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레플리카 프로덕션이 아니었다. 온라인에서 웨스트엔드 버전의 전체 영상을 본 적이 있어 기본적인 구조와 넘버는 사실상 같았지만, 이번 무대는 덜 화려했다. 두 달간의 한정 공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했다. 의상 또한 보수적으로 조정되어 화려한 쇼걸의 반짝임을 절제하고 단정한 선과 단아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안무의 힘을 약화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춤의 정밀함과 에너지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제작진은 한정된 자원 안에서도 최대한의 스펙터클을 추구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일반적인 대극장용 뮤지컬에서 보다 많은 수의 앙상블 무용수를 기용했고, 두 달간 동일한 가격으로 공연을 이어가야 했기에 무대는 영리한 해법을 택했다. LED 배경으로 대부분의 장면 전환을 처리했고, 무대 뒤로 반복되듯 이어진 4겹의 조명 아치가 프로시니엄을 겹겹이 형성하며 깊이와 웅장함을 더했다. 거대한 세트 이동 없이도 무용수들의 정밀한 움직임이 배가되는 효과를 냈다.

무대 배경에는 마제스틱, 오르페움 같은 극장 이름과 호텔 애스터, 코코 라운지, 위스키 광고 네온사인까지 다양한 간판이 어우러져 반짝였다. 이는 LED 프로젝션이 아니라 실제 간판 장치들이 위에서 내려오는 방식으로 연출되었고, 웨스트엔드 스타일을 그대로 따랐다. 실제 타임스퀘어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극장, 호텔, 상업 간판들을 몽환적으로 섞어낸 1930년대 브로드웨이의 파노라마였다. 쇼 비즈니스, 야간 유흥, 소비문화가 모두 ‘그레이트 화이트 웨이’의 빛 속에 녹아든 세계를 담아냈다.

필라델피아 장면은 1933년에 문을 연 30번가 역의 웅장함을 재현했다. 성당처럼 높이 솟은 대합실과 달리 실제 승강장은 협소한 계단으로만 내려갈 수 있어 여행객들이 몰려 붐빈다. 시계탑과 가파른 계단을 배경으로 한 무대는 오늘날 개보수된 역보다 당시의 풍경을 더 닮았다. 현대 역에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확장된 통로가 있지만, 공연 속 좁은 승강장은 오히려 옛 여행의 분주함과 질감을 살아 있게 했다.

페기 소여 역은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최유정 배우가 맡았다. 최유정 배우는 TV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데뷔했는데, 그때는 춤 실력으로 이름을 알렸다. 무대에서도 그 강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탭댄스를 추며 상체와 손끝, 관절까지 세밀하게 움직여 춤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프로듀스 101에서는 춤을 집중적으로 부각해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렇게 맑고 또렷한 목소리를 가진 줄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페기 역은 넓은 음역을 요구하지 않아 그녀의 단정하고 안정적인 음색이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나갈 땐 신출내기지만 들어올 땐 스타로 들어와야 한다.” 이번이 최유정 배우의 첫 주연이었고, 그녀는 정말 스타로 돌아왔다. 앞으로의 행운을 빈다.

빌리 로러 역의 장지후 배우는 자신이 쇼의 주인공임을 거리낌 없이 선언하면서도 페기에게 빠져드는 인물을 맡았다. 그의 캐스팅은 탭댄스 실력에 크게 기댄 것으로 보였다. 안정적인 가창에 더해 음량을 조절하며 긴 호흡으로 음을 끌면서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장지후 배우의 연기는 보드빌과 브로드웨이 사이의 다리를 보여주었다. 노래하고 춤추며 관객을 매혹시키는 화려한 쇼맨십은 1930년대라면 곧바로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재능이었을 것이다.

줄리안 마시 역은 박칼린 배우가 맡아 남성 캐릭터로 완전히 소화했다. 수트를 입고 목소리를 낮추며 젠틀맨 같은 자세를 취한 그녀는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캐스팅을 보고 성별을 초월한 해석을 시도할까 싶었지만, 실제로는 철저히 남성으로 설정했다. 단 두 곡만을 소화하면서도 페기에게 감정을 절제한 채 다가가는 모습은 로맨틱한 리더라기보다 일에 몰두하는 연출가로 그려졌다. 감정선을 덜어낸 대신, 브로드웨이의 엄격한 규율을 체현한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메기 존스 역의 전수경 배우는 이미 희극적인 캐릭터를 한층 더 유쾌하게 만들어냈다. 과하지 않고 딱 알맞게, 타이밍 좋게 웃음을 터뜨렸다. 여기에 힘 있는 가창력이 뒷받침되어 코미디의 힘이 배가되었다. 듀얼 캐스팅된 메기 존스를 맡은 배우가 어떤 해석을 할지 더욱 궁금해졌다. 한국 뮤지컬 무대에서는 배우들이 캐릭터 해석을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배우의 메기도 색다를 것이라 짐작된다.

그러나 42번가의 진짜 주인공은 코러스, 무용수들이었다. 처음엔 이 공연을 보러갈까 망설였지만 두 개의 영상을 보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다. 하나는 ‘코러스 라인’ 50주년 플래시몹 영상이었는데, 군무의 짜릿함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그 덕분에 한국 버전 42번가 무대를 유튜브에서 찾아보고, 탭댄스 실력에 매료되어 티켓을 샀다. 무대 위에는 주역 외에도 40명 가까운 무용수가 합세해 눈과 귀를 가득 채웠다. 앙상블 사운드는 완벽하게 조율되었고, 빅밴드 스타일의 오케스트라와 잘 어우러졌다. 샤롯데 극장의 음향은 따뜻하면서도 선명하게 울려 퍼졌고, 대규모 탭 넘버의 진동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Lullaby of Broadway는 따뜻했다. 가사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어쩌면 그게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멜로디와 리듬, 춤과 무대가 어우러져 언어를 넘어선 울림을 만들어냈다. 대부분의 넘버들은 탭의 파도 속에 녹아들며 이 공연만의 독창적이고 잊을 수 없는 분위기를 선사했다. 공연을 보면서 나는 화려한 옛시절 속으로 들어간 듯했다. 웅장한 브로드웨이, 황금기의 할리우드, 그리고 쇼비즈니스의 세계 말이다. 피날레의 일사불란한 탭댄스는 1930년대 버즈비 버클리 영화의 대규모 쇼군무를 떠올리게 했다.

오늘날 42번가에는 대부분의 뮤지컬 전용 극장이 다른 용도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뉴욕에서 가장 붐비는 거리다. 한국 방문객이라면 BTS,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가 등장하는 광고판과 K-Food 광고, 그리고 삼성과 LG의 대형 전광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간판은 바뀌었지만, 42번가 무대 위 신화는 여전히 반짝이며 탭 슈즈 소리와 함께 스타덤의 꿈을 노래한다.

이 갤러리의 사진은 촬영이 허용된 경우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 중인 프로그램·티켓·기념품을 촬영한 것입니다.

OFFICIAL VIDEO EMBEDS

[더뮤지컬] 뮤지컬 〈브로드웨이42번가〉 2025 프레스콜 하이라이트 (4k) - 박칼린, 박건형, 최현주, 윤공주, 유낙원, 최유정, 장지후, 기세중 외

[The Musical] 42nd Street (2025 Press Call) Highlight (4K) at Charlotte Theater. A preview of the spectacular tap dance, glittering style, and classic Broadway energy from the upcoming production.

[#브로드웨이42번가] 'Sunny Side to Every Situation'|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Broadway 42nd Street|CJ ENM

[#42ndStreet] Sunny Side to Every Situation – A lively and upbeat number from the musical Broadway 42nd Street, brimming with optimism, charm, and classic tap-dance flair.

[#브로드웨이42번가] Young and Healthy - 유낙원 기세중 l 공연 CLIP #2 | 𝟒𝟐𝐧𝐝 𝐒𝐭𝐫𝐞𝐞𝐭 | CJ ENM

[#42ndStreet] Young and Healthy – Performance Clip #2 featuring Yoo Nak-won and Ki Se Jung. A cheerful duet from the musical 42nd Street, filled with youthful charm and lively tap dance energy.

[#브로드웨이42번가] Audition l 공연 CLIP #1 | 𝟒𝟐𝐧𝐝 𝐒𝐭𝐫𝐞𝐞𝐭 | CJ ENM

[#42ndStreet] Audition – Performance Clip #1 from the musical 42nd Street. An opening sequence showcasing dazzling choreography, hopeful performers, and the thrill of chasing a Broadway dream.

[#브로드웨이42번가] About a Quarter to Nine - 윤공주 유낙원 l 공연 CLIP #4 | 𝟒𝟐𝐧𝐝 𝐒𝐭𝐫𝐞𝐞𝐭 | CJ ENM

[#42ndStreet] About a Quarter to Nine – Performance Clip featuring Yoon Gong Joo and Yoo Nak-won. A duet from 42nd Street, blending heartfelt emotion with classic Broadway elegance.

[#브로드웨이42번가] With Plenty of Money and You - 최유정 l 공연 CLIP #5 | 𝟒𝟐𝐧𝐝 𝐒𝐭𝐫𝐞𝐞𝐭 | CJ ENM

[#42ndStreet] With Plenty of Money and You – Performance Clip #5 featuring Choi Yoojung. A delightful number from the musical 42nd Street, filled with charm, tap, and classic Broadway sparkle.

favicon_new.png

© 2025 by Musicalsofkorea
이 사이트의 소유자로부터 명시적이고 서면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자료의 무단 사용 및/또는 복제는 금지합니다. 발췌 및 링크는 명확한 출처를 명시한 후 사용 가능합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