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

36

Q:

‘Why So Silent’ 팬텀의 의상은?

A:

에드거 앨런 포 『붉은 죽음의 가면』에서 영감

🟥 팬텀의 “붉은 죽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가면무도회 장면에서 팬텀은 에드거 앨런 포의 고딕 단편소설 ‘붉은 죽음의 가면무도회’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을 입고 나타난다. 포의 소설에서 역병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화려한 무도회에 난입하는데, 이는 성벽 안에서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불가피성을 상징한다. 팬텀은 이 “붉은 죽음”으로 나타남으로써 문학적 은유를 무대 위의 현실로 바꾸어 놓고, 축제를 무너뜨리며 죽음 그 자체를 구현한다.


🎭 의상과 존재감

붉은 죽음 의상은 이 뮤지컬을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이미지 중 하나다. 팬텀은 벨벳으로 된 진홍색 망토를 휘날리며, 뼈처럼 은백색으로 빛나는 해골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때로는 깃털이 달린 모자나 장식이 더해져 실루엣을 극적으로 만든다. 이 모습은 흑사병 의사를 떠올리게 하는 음산함과 귀족적 의상을 결합시켜, 팬텀을 마치 죽음을 알리는 왕의 사신처럼 보이게 한다.


📚 상징과 맥락

포의 작품 속 붉은 죽음은 인간이 아니라 힘 그 자체를 상징한다. 인간의 유한성을 불가항력적으로 상기시키는 존재다. 팬텀은 이 상징을 무대 위에서 구현한다. 그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즐겁고 안전한 오페라 하우스 무도회의 환상을 박살 내고, 경고를 무시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곧 죽음임을 선언한다. 흥미로운 점은, 뮤지컬의 시대적 배경인 1875년 무렵 파리에서는 이미 보들레르의 번역을 통해 포의 단편들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교양 있는 파리지앵이라면 팬텀의 차림을 보고 포의 “붉은 죽음”을 떠올렸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동시에 실제로 팬텀이 어떻게 이런 의상을 마련했는지는 의문을 남긴다. 지하의 은신처에 벨벳과 금실, 깃털 장식까지 갖춰 두었을 리는 없으니, 오페라 극장의 방대한 의상실을 은밀히 드나들어 재료를 빼내거나 누군가 만들어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


🕯 연출과 효과

팬텀은 웅장한 계단을 천천히 내려오며 무도회를 장악한다. 그의 붉은 형상은 화려하고 다채로운 무도회 의상 속에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선혈 같은 붉은 차림과 환락적인 축제의 대비는 주제를 단번에 압축한다. 즉, 아무리 호화로운 축제라도 죽음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favicon_new.png

© 2025 by Musicalsofkorea
이 사이트의 소유자로부터 명시적이고 서면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자료의 무단 사용 및/또는 복제는 금지합니다. 발췌 및 링크는 명확한 출처를 명시한 후 사용 가능합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