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dwig
루드윅
소극장 무대에서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사실과 허구를 섞어 베토벤의 천재성, 고뇌, 그리고 죄책감을 탐구한다. 무대 위에서 실제 피아노가 연주되며, 세련된 조명 연출이 그의 청력 상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작품은 과도한 멜로드라마를 피하고, 깊은 감정과 조용한 존경으로 베토벤을 기린다.
관람 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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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연도:
2018
관람 연도:
2022
극장명:
예스24 스테이지 1관
줄거리 & 리뷰
줄거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삶을 세 가지 시련을 중심으로 그린 한국 창작 뮤지컬이다. 이야기는 그의 죽음 직후, 한 젊은 남성이 수녀원이 있는 수도원을 방문하며 시작된다. 그는 베토벤이 남긴 편지를 수녀 마리에게 전하고, 마리가 편지를 읽는 동안 그는 피아노를 연주한다. 음악과 편지가 얽히며 베토벤의 인생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첫 번째 시련은 어린 시절이다. 베토벤은 아버지의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리며, 매질을 피하기 위해 피아노를 끊임없이 연습한다. 결국 비엔나에서 어린 나이에 성공을 거두지만, 이내 모차르트라는 또 다른 신동의 소문이 퍼진다. 사람들의 관심은 모차르트로 옮겨가고, 베토벤은 버려진 듯한 감정과 ‘결코 충분하지 못하다’는 상처를 안은 채 성장한다.
두 번째 시련은 청력을 잃어가는 것이다. 명성이 서서히 높아질 무렵, 음악가에게 가장 잔혹한 감각을 잃는 역설을 마주한다. 절망 속에서 그는 마리와 재능 있는 소년 발터를 만난다. 마리는 베토벤에게 발터를 소개하며 지식을 전수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자신의 상태에 함몰된 베토벤은 소년을 거부한다. 발터는 영국으로 떠나지만, 가는 길에 배가 침몰해 목숨을 잃는다. 베토벤은 이 상실을 용서하지 못한 채 죄책감에 휩싸인다.
세 번째 시련은 조카 카를과의 관계이다. 속죄하듯 베토벤은 카를을 엄격하게 키우며 피아니스트로 성공시키려 한다. 그러나 그 기대는 과거 자신이 겪은 압박과 다르지 않았고, 카를은 무거운 짐을 견디지 못한 채 반항하며 군인의 길을 선택한다.
뮤지컬의 마지막에서 편지는 끝나고, 이제 수녀가 된 마리는 피아노를 연주한 젊은 남자의 이름을 묻는다. 그는 미소 지으며 대답한다. “프란츠 슈베르트.” 베토벤의 음악적 유산이 다음 세대로 이어짐을 상징하는 순간이다.
리뷰
루드윅은 소극장 공연으로, 베토벤의 집을 중심으로 한 무대에서 대부분의 장면이 전개되며, 수도원의 장면이 잔잔한 대비를 이루어준다. 무대에는 항상 피아노가 자리하며, 배우들이 직접 연주한다. 단순한 무대 구성 속에서도 조명은 이야기를 심화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나는 유튜브에서 그의 목소리에 매료되어 백인태의 음성을 듣기 위해 처음 이 작품을 관람했다. 클래식 테너로서 풍부하고 공명감 있는 고음을 지닌 그의 노래는 작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그의 노래가 더 많았다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반주자로 활동했던 피아니스트 크리스 영 배우 역시 음악적, 연기적으로 뛰어났다. 어린 베토벤을 연기한 배우는 실제로 피아노를 연주했으며, 마리 역 배우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한 K-pop 그룹 멤버인 임세준 배우가 어린 베토벤과 카를을 겸하여 연기했다. 열정적인 팬덤이 함께한 소극장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이들이 더한 에너지가 관람 경험을 한층 특별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백인태는 베토벤의 상징적 지휘 장면을 자신이 아닌 어린 베토벤 역 배우에게 넘겼고, 폭발적인 박수로 공연이 끝났다.
뮤지컬은 사실과 허구를 조화롭게 엮어 감동적인 서사를 만든다. 역사적으로는 베토벤의 청력 상실, 모차르트와의 비교, 조카 카를과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다루며, 모차르트라는 신동과의 비교가 젊은 베토벤에게 준 상처를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청력 상실은 베토벤의 삶에서 가장 잘 알려진 비극으로, 그는 20대 후반부터 청력을 잃기 시작해 결국 거의 완전히 청력을 상실하였다. 이 고통은 그의 사회적 고립과 절망으로 이어졌으며, 자살 충동을 기록한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로 절정에 달한다. 뮤지컬은 이를 섬세하게 다루며 그의 내적 고통을 절제된 방식으로 전달한다.
카를과의 갈등 또한 감정적으로 섬세하게 묘사된다. 형이 죽은 후 베토벤은 조카의 양육권을 놓고 형수와 법적 다툼을 벌였다. 양육권을 얻었지만, 관계는 끝내 화해하지 못했고, 베토벤은 조카에게 과도한 기대를 걸었다. 1826년 카를의 자살 시도는 베토벤을 철저히 무너뜨렸다. 뮤지컬은 이 사건을 세대 간 상처와 죄책감의 핵심으로 담아낸다.
허구적 요소는 서사를 왜곡하지 않고 오히려 풍부하게 한다. 재능 있는 소년 발터는 카를 이전에 베토벤이 집착하게 되는 인물로, 그의 집착과 상실의 맥락을 보강한다. 건축가의 재능을 인정받지 못해 수녀가 된 마리의 이야기는 성적 불평등이라는 현대적 메시지를 담으며, 주제를 흐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슈베르트 역시 훌륭한 장치로, 베토벤의 유산을 잇는 인물로서 서사를 역사적 시간 선상에 고정시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얇고 수평으로 뻗은 백색 레이저가 베토벤의 귀를 가르는 무대 연출이었다. 청력 상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 장면은 대사 없이도 그의 고통을 강렬하게 전달했다.
루드윅은 베토벤의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상상력 있고 감정적으로 울림 있는 층위를 더한다. 세심하게 쓰여지고, 아름답게 연기되며, 역사적 통찰과 드라마적 만족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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