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strich Boys
타조 소년들
우정이 아닌 죄책감에서 시작된 여정. 세 소년은 세상을 떠난 친구 로스의 유골을 스코틀랜드 로스로 데려가며 배신과 후회의 진실을 마주한다. 결국 성숙하는 이는 죽은 자뿐. 네 배우의 조화가 돋보인, 작지만 진심 어린 무대였다.
관람 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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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연도:
2025
관람 연도:
2025
극장명:
대학로 TOM(티오엠) 1관
줄거리 & 리뷰
줄거리
로스는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자신의 장례식을 지켜보는 영혼이 된 로스는, 친구 블레이크·심·케니가 분노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본다. 생전에 로스를 괴롭혔던 교사와 학생들이 슬픈 척하며 조문을 온 것이다. 세 친구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로스의 ‘적들’의 집과 차에 낙서를 한 뒤, 로스가 생전에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스코틀랜드의 로스(Ross) 로 그를 데려가기로 결심한다.
케니는 망설였지만, 블레이크는 결심이 굳었고, 원래 그 아이디어는 심이 냈다. 세 사람은 리치먼드(Richmond) 역에서 출발해 돈캐스터(Doncaster) 행 열차에 오른다. 그들은 자신들만이 로스를 진정으로 이해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열차가 지연되고 케니가 짐을 두고 내리면서, 모든 돈과 표를 잃어버린다. 다음 열차에서는 무임승차로 쫓겨난다.
지친 아이들은 길에서 한 수상한 남자를 만나, 덤프리스(Dumfries) 근처까지 태워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한 명 만 번지점프를 하는 장면을 광고용 사진으로 찍게 해달라는 조건이었다. 결국 블레이크가 뛰기로 하고, 점프 도중 블레이크는 로스를 본다.
이후 북쪽으로 향하는 열차에서 그들은 세 명의 소녀를 만난다. 심과 케니는 각자 짝을 이루고, 블레이크는 남은 한 소녀와 이야기를 나눈다. 소녀는 친구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움직여, 자신이 일하는 놀이공원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곧 경찰이 소년들이 동반 자살을 하려고 도망가는 것으로 오인해 추적 중임을 알게 된다. 세 소년은 소녀에게 빌린 바이크 두 대로 도망친다.
추격 중 케니가 실종되고, 심은 그를 찾으러 간다. 혼자 남은 블레이크는 약속을 어기고 휴대폰을 켠다. 거기엔 로스가 죽기 전 그를 떠났던 전 여자친구 니나의 메시지가 있었다. 심과 케니가 돌아와 메시지를 읽고 블레이크가 로스 몰래 니나와 교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분노가 폭발한다. 심은 블레이크가 우정이 아니라 죄책감 때문에 여행을 떠났다고 비난하고, 두 소년은 블레이크를 떠난다.
혼자가 된 블레이크는 로스의 유골함을 들고 로스(Ross) 를 향해 무작정 걸어간다. 그는 자신들 모두가 로스를 외면했음을 깨닫는다 — 니나와 몰래 교제한 자신, 폭행당하던 로스를 보고 도망친 심, 아버지의 소설 파일을 복구하려던 로스를 돕지 않은 케니. 블레이크는 해변에 앉아 유골함을 바라본다. 곧 케니가 나타나 경찰이 곧 들이닥친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앉아, 자신들이 이 여행에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로스의 목소리가 마지막으로 들린다. “이제 우리는 평생 할 이야기가 생겼어.” 그 말이 위로인지, 부정의 반복인지, 끝내 알 수 없다.
리뷰
나는 그들 사이에 진짜 ‘우정’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로스가 사라지자 그들의 관계는 텅 비어버렸다. 그들이 만들어가려는 유대는 로스를 잃은 후에야 생겼다. 스코틀랜드의 로스로 향하는 여정은 마치 미국의 ‘Montana 주에 있는 Joe라는 마을’로 간다는 말처럼, 어딘가 엇나간 사춘기의 상징 같다. 만약 그들이 진정 연결된 것이 보였다면 좀 더 편안히 리뷰를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처럼 우정도 미묘하다. 만나자 마자 금방 통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시간을 보내도 오히려 마음이 어긋나는 사람도 있다. 어른들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관계를 ‘동료’라 부르지만, 십대들은 알고 지내는 또래를 모두 ‘친구’라 부른다.
이건 연출의 잘못은 아니다. 작가가 애초에 인물들에게 깊은 이야기의 뿌리를 주지 않았다. 대신 죄책감을 안겨주었다. 작가가 의도한 것일 수도 있다. 냉소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것 같지는 않지만, 우정의 정의를 명확히 내리지 않았거나, 모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나기 전, 아직 ‘우정’이 무엇인지 모를 때의 모습과 닮았다.
이 작품의 여정은 결국 죄책감으로 움직인다. 블레이크는 로스 몰래 니나와 교제했고, 심은 로스가 맞을 때 도망쳤으며, 케니는 로스가 아버지의 소설 파일을 복구하려던 절박한 시도를 외면했다. 이들은 친구를 위한 순례자가 아니라, 자신을 용서받으려는 도망자에 가깝다. 스마트폰을 쓰면서도 커다란 종이 지도를 들고 다니는 그들의 여행은 어딘가 희극적이고 공허하다. 번지점프 후 내려오면서 블레이크는 로스를 보게되는데, 그 찰나의 환영도 시사하는 바를 잘 모르겠다. “남자와 여자의 우정은 다르다”는 대사를 들으면서, 일단 우정을 보여주고 관객들에게 판단을 하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학교 다닐 때는 친구가 있어야 좋고, 몇 명 같이 다녀야 마음이 편하다. 혼자 학교를 다니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래서 굳이 마음이 맞지 않아도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비로소 누구 옆에 있는 것이 편한지, 누구를 위해 자신을 내줄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진짜 친구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이 작품은 그 깨달음의 순간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쩌면 그게 작가의 의도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우정’을 설명하기는 하지만,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관객은 플롯의 빈자리를 자신이 겪은 상처와 기억을 투사하며 소년들에게 의미를 부여한다. 그 감정이야말로 진짜 우정이다 —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
작가는 적어도 솔직했다. 소년들이 스스로 “사랑이 아니라 죄책감이었다”고 말하게 했으니까. ‘타조 소년들’라는 이름은, 어쩌면 우정이 환상이라는 고백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참 슬픈 일이다. 마지막에 로스의 목소리가 남긴 “이제 우리는 평생 할 이야기가 생겼어”라는 말은 좀 슬프다. 성장 스토리가 아픈 이유는, 그 속에서 ‘대가’를 치르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진짜 고통을 느낀 건 오직 로스뿐이다. 친구의 여자친구를 몰래 사귀고도 용서를 기대한다는 건, 우정이 아니라 배신이다.
이 작품의 가장 기묘한 반전은, 성숙하는 이가 산 자가 아니라 죽은 자라는 것이다. 로스는 죽어서야 우정과 외로움, 용서를 이해한다. 산 자들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죽은 이는 성장하지만, 살아남은 친구들은 멈춰 있다. 아마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깨달음은 언제나 늦게 온다고.
사춘기는 눈부시지만 혼란스럽고, 불안하며, 길을 잃기 쉽다. 그래서 대부분의 성장 서사는 아프면서 공감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아픔의 실체가 희미했다. 세 소년은 로스에게 도착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마지막 장면 — 블레이크는 바닷가에, 케니는 경찰의 추격 후에 합류하고, 심은 진실을 알고 떠나고 없는 장면 — 은 마치 제목에 맞추어 억지로 짜인 듯했다.
이 작품은 많은 것을 설명하려하고, 여백을 두지 않았다. 성장은 꼭 성숙을 의미하지 않는다.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혼란스러워도 된다. 다만, 진실하게 아파야 한다.
음악은 그나마 작품의 맥박을 살렸다. 밴드의 리듬, 특히 드럼이 공연의 활력을 이끌었다. 로스를 연기한 배우는 몸놀림이 아름다웠고, 블레이크는 공명감 있는 바리톤으로 중심을 잡았다. 심의 목소리는 단단했고, 케니는 코믹한 역할 속에서도 20초 가까이 한 음을 끌며 조화를 완성했다.
나는 보통 공연의 음악이나 분위기를 마지막에 적는다. 하지만 이번엔 이야기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공연장을 나섰다. 네 배우의 조화는 훌륭했다. 로스와 케니의 밝고 가벼운 음색, 심과 블레이크의 묵직한 바리톤이 중반부를 잘 받쳐주었다. 무대는 작은 극장에 알맞게 설계되었고, 배우들이 손수 소품을 옮기며 공간을 바꾸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그저 이야기의 서사에 조금만 진정성이 더해졌다면 — 감정의 근거가 단 한 줄이라도 더 있었다면 — 훨씬 깊이 있는 공연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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