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Lee Nal-chi (Changgeuk)
이날치전 (창극)
이날치전은 줄타기 장인이자 명창 이경숙의 삶을 재구성한 창극으로, 줄타기·판소리·현대 유머가 어우러진다. 박유전을 만나 진정한 소리를 배우고, 무과 품계까지 받지만 결국 고향으로 돌아간다. 유명한 판소리 대목과 줄타기, 북청사자놀음 등을 섞어 초심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무대이다.
관람 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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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연도:
2024
관람 연도:
2025
극장명: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울
줄거리 & 리뷰
줄거리
이야기는 3미터 높이에 걸린 줄 위에서 시작된다. 이날치는 부채를 손에 들고 앞뒤로 오가며, 회전하고 가볍게 뛰어오르며 관객을 압도한다. 그의 재주에 감탄한 개다리가 어떻게 그렇게 잘하냐고 묻자, 날치는 “날치는 날치, 개다리는 개다리기 때문이지”라며, 심지어 ChatGPT도 모를 거라고 너스레를 떤다.
날치는 원래 양반가의 하인이었고, 그 집 규수 연이와 몰래 사랑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연이의 아버지에게 발각되어 집에서 쫓겨나고, 연이는 강제로 혼인을 올리게 된다. 갈 곳이 없어진 날치는 광대패에 들어가 떠돌이 광대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뛰어난 판소리 명창이 되면 신분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운명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어느날 그는 일부러 파락호처럼 행동하는 괴상한 양반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훗날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되는 이하응임을 아직 모른다.
한 잔치에서 날치는 개다리, 어릿광대와 함께 명창 박만순의 소리를 처음 듣고 단번에 매료된다. 그는 박만순의 고수가 되지만, 실력이 늘어날수록 박만순은 질투를 느끼고 모욕을 주며 심술을 부린다. 심지어 날치에게 자기 발을 씻으라 명하기까지 한다. 결국 날치는 스스로 떠난다.
산속에 들어간 날치는 새소리를 흉내 내며 목을 단련하고, 개다리와 어릿광대도 합류해 혹독한 수련을 이어간다. 산에서 내려온 날치는 우연히 판소리 대회를 보게 되고, 그곳에서 젊은 명창 박유전의 소리를 듣는다. 그의 소리에서 깊은 진정성을 느낀 날치는 거리에서 매일 그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박유전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제자로 받아들여진다.
어느 날, 날치 일행은 한 남자가 박만순에게 눈먼 노모를 위해 소리를 청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박만순은 냉정히 거절하지만, 날치는 박유전, 개다리, 어릿광대와 함께 직접 찾아가 노모에게 소리를 들려준다.
판소리 대회가 열리고, 출전자는 단 두 명 — 박유전의 추천을 받은 날치와 왕의 아버지가 천거한 박만순이다. 날치는 압도적으로 우승하고 이하응의 잔치에 초대된다. 그 자리에서 이하응의 형 이창응은 “웃기거나 울리지 못하면 목숨을 잃고, 성공하면 2천 냥을 주겠다”고 한다. 날치는 심봉사가 눈을 뜨는 대목을 열창하고, 이창응은 결국 눈물을 흘린다.
어릿광대는 환율 계산을 해 보더니 “2천 냥은 성 안의 집 열 채 값”이라며 날치가 부자가 되었다고 흥겹게 외친다.
날치는 무과 품계를 받고 양반 신분에 오른다. 그러나 도성에 머무르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랜 세월 떨어져 지냈던 연이와 재회하고, 둘은 고향을 향해 조용히 걸어 나간다. 굴곡 많던 날치의 여정은 담담하고 잔잔하게 마무리된다.
리뷰
이번 공연은 내가 세 번째로 본 창극이다. 베니스의 상인들을 처음 보았을 때처럼 충격적인 몰입감은 아니었지만, 가사는 훨씬 잘 들렸고 익숙해졌다. 경기 장면마다 심청가, 적벽가 등 유명한 대목이 등장해 자연스럽게 감정선이 잡혔다.
공연은 높은 줄 위에서 시작된다. 날치는 능란하게 앞뒤로 걸으며 회전하고 뛰어오르며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판소리 명창이 어떻게 이렇게 줄을 잘 탈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줄광대 남창동의 기량은 정말 대단했다. 10분 가까운 퍼포먼스 후 그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똑같은 의상의 오늘의 ‘날치’에게 자리를 넘기고 퇴장한다.
오늘의 날치를 연기한 이광복은 거칠고 허스키한 음색을 지녔다. 이는 실존 명창 이경숙(예명 ‘날치’)의 음색과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공연은 검색엔진, ChatGPT, 환율 계산 등 현대적 유머를 자연스럽게 섞었고, 배우들이 직접 북을 잡고 고수가 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창극단 공연은 티켓 가격 대비 무대 완성도가 늘 훌륭하다. 이번에는 커다란 LED 달이 하강해 달의 정령이 등장했고, 그녀와 연이가 노래할 때는 현대 악기가 더해져 전통 판소리와 아름다운 대비를 이뤘다.
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나 같은 관객에게 판소리 대회 장면들은 아주 좋은 입문 무대였다. 특히 2천 냥 아니면 목숨이 걸린 장면에서 이광복이 보여 준 혼신의 열창은 압도적이었고, 그는 노래가 끝난 뒤 마치 탈진한 듯 보였다.
창작진은 전통 판소리뿐 아니라 새로운 곡까지 적극적으로 섞었다. 유명한 “범 내려온다”와 북청사자놀음도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초심자도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국립극장의 여러 공연장 가운데 달오름극장은 아늑한 분위기로 창극의 매력을 잘 살렸다. 세 번째 관람이지만 여전히 새롭다. 또 국립극장의 창극 공연은 만 원 남짓한 가격으로 프로그램북을 판매하는데, 대본 전문과 학술 해설이 실려 있어 감상에 큰 도움을 준다. 앞으로도 창극을 더 보고 싶다. 서양식 음악에 익숙한 귀에는 이 리듬과 음색이 더 깊게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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