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극장” – 오페라 하우스에 대한 팬텀의 주장

“Come, we must return, those two fools who run my theatre will be missing you”


Stranger Than You Dreamt It의 마지막 소절의 영어 대본에서 팬텀은 오페라 하우스를 “나의 극장”이라 부른다. 짧은 한마디이지만, 그가 가진 과대망상적 자기 인식과 동시에 절박한 집착을 드러낸다. 이 구절이 오페라의 유령 전체 넘버 중에서 팬텀이 오페라 극장 전체를 직접적으로 소유물로 지칭하는 유일한 대사다. 오페라는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그의 존재와 예술, 그리고 권력이 깃든 공간이며, 그의 정체성과 분리할 수 없는 연장선이다.


그 집착은 팬텀의 이중적 정체성을 보여준다. 그는 누구보다 오페라의 음향, 무대 장치, 비밀 통로를 이해하는 숨은 건축가이자, 무대를 아름답게 채우면서도 공포를 연출하는 감독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깊은 고독이 있다. 오페라는 그의 왕국이자 동시에 감옥으로, 그는 그 안에서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결코 온전히 보이지 못하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으면서도 끝내 인정받지 못한다.


따라서 원문의 “나의 극장”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소유의 선언이 아니다. 이 공간은 팬텀이 예술가이자 인간으로서 비로소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임을 확인하는 절규에 가깝다. 그러나 국내 라이선스 공연에서는 이러한 소유의 뉘앙스가 번역 과정에서 삭제되어, 그의 망상과 집착의 근원이 상대적으로 희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