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ddy Daaé의 묘비: 프로덕션마다 다른 연도 표기

크리스틴 다에의 아버지, 사랑스러운 호칭으로 “Daddy Daaé”라 불리는 인물은 The Phantom of the Opera에서 본명이나 정확한 생몰 연도가 명시되지 않는다. 묘비에 새겨진 연도는 공연마다 크게 다르며, 혼란을 피하기 위해 최근의 여러 프로덕션에서는 아예 연도를 지워 버리기도 했다.


오리지널 웨스트엔드 공연과 로열 알버트 홀 콘서트, 그리고 월드 투어에서는 묘비에 1821–1872라고 표기되었다. 브로드웨이와 부산 라이선스 공연에서는 1821–1870, 미국 투어에서는 약간 달라져 1827–1870이었다. 독일 오버하우젠과 함부르크 공연에서는 1817–1870, 일본과 오스트리아 공연에서는 1841–1870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작품이 지닌 시간적 유연성을 보여주며, 학구적인 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 브로드웨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경매 장면은 1905년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라울의 나이는 약 60세로 소개된다. 이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라울은 대체로 1870년에 25세였고, 이 해는 많은 공연에서 Daddy Daaé의 사망 연도로 설정된다. 크리스틴은 아버지가 3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언급하므로, 주요 사건은 1873년 무렵에 일어나는 셈이다. 이때 크리스틴의 나이도 약 25세로, 19세기 유럽 사회에서 결혼하기에는 다소 늦은 편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관객들도 있다.


반면, 가스통 르루의 원작 소설에서는 라울이 20세, 크리스틴은 그보다 더 어린 나이로 설정되어 있어, 소설의 시대 배경을 더 이른 시대로 옮기며 두 인물의 나이 차를 한층 강조한다.


이처럼 일관되지 않은 연대와 팬들의 끝없는 논쟁을 피하기 위해,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은 결국 Daddy Daaé의 묘비에서 연도를 완전히 제거했다. 브로드 웨이 종연 전 후기의 공연에서는 묘비에 단순히 “À mon cher papa”(“나의 사랑하는 아버지께”)라는 문구만 남았고, 시간적 배경은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처리되었다. 이 불확실성은 작품의 마력을 더욱 강화하며, 각 공연이 고유한 시대적 감각을 만들어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