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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atra

시나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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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시나트라의 삶을 따라가며 대표곡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엮어낸 전기 뮤지컬이었다. Joel Harper-Jackson의 절제된 해석이 인상적이었고, 낸시의 강인함, 에바 가드너의 헌신과 자유분방함, 그리고 시나트라의 재기가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다.

Musical Reviews › West End › 2026

20260716-Sinatra

소장 프로그램북 이미지로, 아카이브 용도로만 게재합니다

세계 초연 및 나의 관람 기록

세계 초연 연도:

2023

리뷰어 관람 연도:

2026

공연 극장명:

올드위치 씨어터

프로덕션:

웨스트엔드

REVIEW

주크박스 뮤지컬을 곡들의 주인인 가수의 전기로 만들면 인물의 일생을 따라가는데 장점이 있다. 대표곡들을 극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고, 노래만으로도 그 시대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Frank Sinatra (프랭크 시나트라)는 My Way, New York, New York을 비롯해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가수이자 영화배우였고, 그의 삶을 따라가며 익숙한 노래들을 다시 듣는 경험은 예상보다 흥미로웠다.

Joel Harper-Jackson은 시나트라 특유의 crooning을 과하게 흉내 내기보다 bending을 절제한 깔끔한 창법을 선택했고, 미국식 발음도 과장하지 않아 담백하게 들렸다. 처음에는 실제 시나트라와 음색이 꽤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공연이 진행될수록 이러한 해석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특히 극 후반 파란 수트와 모자를 쓰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춤을 추며 노래하는 모습에서는 젊은 시절 시나트라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반면 첫 번째 부인 Nancy Sinatra (낸시 시나트라) 역의 Phoebe Panaretos를 비롯한 다른 인물들의 노래는 breathy한 창법과 bending이 두드러져 개인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다. 1940년대 음악을 재현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넘겼지만, 2막에서 빌리 할리데이가 시나트라에게 "bend every last note in a phrase"라고 조언했고 그가 그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있었다는 대사가 나오자 문득 뜨끔했다. 빌리 할리데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가수 중 한 명이고, 그녀의 bending은 오히려 즐겨 듣기 때문이다. 공연은 내가 갖고 있던 발성에 대한 기준이 단순한 취향인지, 시대와 장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연출적으로는 하부 무대에서 올라온 침대 위에 시나트라와 Lana Turner가 함께 있다가, 이불을 뒤집어쓴 뒤 여배우가 Judy Garland와 Marlene Dietrich로 차례로 바뀌는 장면이 재미있었다. 앞선 장면에서 헤다 호퍼가 빨간 구두를 신고 오즈의 마법사에 출연한 배우와 열애 중이라는 대사를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디 갈런드를 떠올릴 수 있었고, 마를렌 디트리히는 특유의 시그니처 포즈만으로도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딸인 티나 시나트라가 감수를 맡은 작품이라 마피아와의 관계는 어떻게 다룰지 궁금했는데, 극에서는 이를 피하지 않으면서도 이탈리아 혈통에 대한 자부심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시나트라는 전성기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남아 있는 가수였다. From Here to Eternity를 인상 깊게 본 탓에 데뷔 이후에도 줄곧 성공만 이어졌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공연을 통해 그 이전의 좌절과 재기를 알게 된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특히 Harry Cohn (해리 콘)이 프랭크의 영화 출연 요청을 번번이 거절하다가, 어느 날 출연 예정 배우가 하차했다며 전화로 From Here to Eternity 출연을 제안하는 장면은 그의 재기의 출발점을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자녀 가운데서는 Nancy Sinatra만 등장했는데, 극에서는 이름 대신 애칭인 Moonbeam으로만 불렀다. 그녀와 함께 부른 Somethin' Stupid를 좋아해 딸도 가수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애칭으로만 부르는 연출이 오히려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Ava Gardner (에바 가드너) 역의 Ana Villafañe는 강인하면서도 포용력 있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 Dolly Sinatra (돌리 시나트라) 역의 Jenna Russell 역시 바른말을 아끼지 않는 강단 있는 어머니를 인상 깊게 연기했다. 프랭크에게 "어머니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In small doses."라고 답하는 장면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크게 웃었던 대사였다. 부모를 향한 애정과 잔소리에 대한 현실적인 거리를 "dose"라는 단어 하나로 절묘하게 표현한 유머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과묵하던 아버지가 후반부에 사랑은 표현해야 한다며 어머니와 춤을 추는 장면도 따뜻했고, 그 장면이 끝난 뒤 다시 말수가 적어지는 모습까지 웃음을 자아냈다.

George Evans (조지 에번스) 역의 Lee Zarrett는 매우 충직한 측근으로 그려졌다. 다른 배우들보다 혀를 훨씬 강하게 굴리는 과장된 미국식 영어를 구사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주 이끌어냈다. 공연 후 찾아보니 배우가 뉴욕 출신이어서, 실제 당시 뉴욕 억양을 일부러 강조한 연기였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들에게 기사거리를 던지며 "Write that." 또는 "Don't write that."을 반복하는 짧은 대사는 그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한때 시나트라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매니저를 맡게 된 직후 세상을 떠나는 장면은 작품에서 가장 슬픈 장면이었다.

1막 마지막에서 몰락한 시나트라가 갑자기 코파카바나 무대에서 공연하는 장면은 다소 갑작스럽게 느껴졌지만, 극 초반 Benny Goodman 쇼에서 BG 이니셜을 달고 있던 밴드가 마지막에는 S로 바뀌며 공연을 마무리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바로 옆에 앉은 밴드마스터를 유심히 보고 있었는데, Nelson Riddle이 지휘를 맡자 그는 리들을 바라보며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무대 한편에서 발견한 작은 재미였다.

My Way는 워낙 많은 가수들이 불러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곡이었다. 고등학생 때 처음 들었을 때는 좋아했던 노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한 감흥은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시나트라가 인생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에 배치되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익숙한 히트곡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극의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 전기 뮤지컬의 장점을 잘 보여주었다.

사실 프랭크 시나트라의 음악을 특별히 즐겨 듣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From Here to Eternity, Somethin' Stupid, Fly Me to the Moon처럼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노래들과 1940~50년대 빅밴드 사운드를 극의 흐름 속에서 다시 만난 것은 반가운 경험이었다. 그의 삶을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의미 있었지만, 무엇보다 익숙한 노래들이 새로운 맥락을 얻었다는 점이 이번 공연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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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업데이트: July 3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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