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e Curie – 서울에서 런던까지, 새로운 뮤지컬 여정
🧪 라듐과 책임의 서사
이 뮤지컬은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의 삶을 따라가며, 그녀의 라듐 발견과 그것이 가진 치유 가능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라듐이 공장에서 상업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방사능에 노출된 작업자들이 중독 증세를 보이며 비극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발견”이라는 과학자의 사명이 의도치 않은 결과와 충돌하는 윤리적 딜레마가 시작된다. 이 서사의 힘은 천재성을 미화하지 않고, 지식의 무게와 책임을 묻는 데서 비롯된다. 특히 여성이 그 영광과 대가를 모두 감당해야 할 때, 그 질문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 한국에서 시작된 세계를 향한 여정
2020년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초연된 마리 퀴리는 기획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 극본·작사는 전수은, 작곡은 최종윤이 맡았으며, 퀴리의 젠더, 국적, 과학적 유산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 차별, 책임, 여성의 회복력이라는 주제는 국내 관객들에게 널리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약 80만 명이 관람했다.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극본상, 음악상, 연출상, 프로듀서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국내 투어를 통해 전국 6개 도시에서 공연되었으며(2023~2024), 2021년 바르샤바에서 열린 코리아컬처위크에서는 영상 상영을 통해 해외 첫 소개가 이루어졌다. 이는 2022년 ‘뮤직가든 페스티벌’ 초청으로 이어졌고, 이 자리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마리 퀴리의 후손 한나 카르체프스카의 극찬을 받았다. 일본 공연에 이어, 2023년 말에는 런던에서 전막 쇼케이스가 개최되며 영어 공연을 위한 발판이 마련되었다.
🎭 채링크로스 극장: 영어 버전 정식 개막
2024년 6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 런던 웨스트엔드 채링크로스 극장에서 상연되는 이번 공연은, 현지 배우와 창작진이 참여한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의 장기 영어 공연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연출은 사라 메도우즈, 영어 각색은 톰 램지(극본), 엠마 프레이저(가사)가 맡았고, 출연진으로는 알리사 데이비슨(마리 퀴리), 크리시 비마(안느 코발스키), 토머스 조슬링(피에르 퀴리), 리처드 미크(루벤)가 무대에 오른다.
무대 및 의상은 로즈 몽고메리, 조명은 프레마 메타, 안무는 조안나 굿윈이 담당한다. 과학 전기를 다룬 작품에서 안무는 다소 의외의 요소지만, 감정의 긴장을 효과적으로 부각하면서도 무게감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본 공연은 아리아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총괄하고, 강병원과 LIVE Corp.가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번역 감수는 류아름비가 참여했다.
📰 평단 반응과 문화적 고찰
마리 퀴리는 런던 공연 당시 엇갈리면서도 존중 어린 평을 받았다.
가디언(The Guardian)은 최종윤의 음악이 에너제틱하게 연주되었으나 감정적인 깊이가 다소 부족하다고 평했다. 대사에는 상투적인 표현이 많았고, 결말은 윤리적 갈등을 회피하고 감상성에 기댄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라듐의 상업적 영향과 퀴리의 내면적 갈등은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고 평가하였다.
반면 왓슨스테이지(Whatsonstage)는 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맷 파웰(Matt Powell)의 영상 디자인과 프레마 메타(Prema Mehta)의 조명을 중심으로 한 무대 비주얼을 극찬하였다. 또한 마리 퀴리를 낭만적 인물로 단순화하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마리와 안느 코발스키의 이중창은 감정적으로 깊은 울림을 주었다고 하였으며, 퀴리 역을 맡은 엘사 데이비슨(Ailsa Davidson)은 과학적 냉철함과 인간적 취약함을 균형 있게 표현하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안느 역의 크리시 비마(Chrissie Bhima)는 극의 도덕적 중심을 견고하게 세운 인물로 평가되었다.
디아츠데스크(TheArtsDesk) 역시 유사한 평가를 남겼다. 작품은 복잡한 소재를 명확하게 다루었으며, 여성주의적 서사 구조가 인상 깊었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작품의 음악적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유사한 메시지를 지닌 뮤지컬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런던 무대를 넘어, 이 작품이 유럽 무대에 오른 데에는 문화적 관점에서의 화두도 존재한다. 중앙일보의 한 칼럼은 유럽에서 마리 퀴리를 공연하는 것이 어쩌면 ‘조선 시대 여성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서양 창작진이 뮤지컬로 만드는 것과 비슷한 도전일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폴란드 현지 관객의 반응은 따뜻하고 긍정적이었다.
이 작품을 유럽에 진출시킨 라이브(LIVE)의 박서연 이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리 퀴리는 폴란드의 국보와 같은 인물이라 걱정했는데, 과학이라는 소재로 뮤지컬을 만든 시도 자체가 놀랍고 고맙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립박수가 나왔고, 정식 공연도 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바르샤바의 마리 퀴리 박물관에서는 6개월간 한국관 테마로 미니어처와 굿즈 등을 전시하기도 했다.”
이는 마리 퀴리가 단순히 한국 창작 뮤지컬에 머무르지 않고, 보편적인 인간의 이야기 — 여성, 윤리, 지식의 유산에 대한 성찰 — 을 전하며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공감과 감동을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적을 넘어선 이 보편성은 K-뮤지컬이 세계 공연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이다.
🌍 세계로 확장 중인 K-뮤지컬
마리 퀴리는 단순한 전기 뮤지컬이 아니라, 한국 창작뮤지컬이 서구 무대에서 어떻게 확장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이 작품은 한 여성 과학자가 명성과 윤리, 성차별을 넘나들며 지성을 펼쳐가는 여정을 통해, 오늘날 세계 관객들에게 보편적 울림을 전한다. 런던 무대에 오르기까지 창작진이 유지한 구조적 완결성과 주제적 명확성은 K-뮤지컬의 성장된 기획력과 야망을 보여준다.
앞으로 예정된 폴란드 라이선스 공연을 포함하여, 마리 퀴리는 그 이름이 가진 과학적 유산뿐 아니라 한국 창작 뮤지컬이 세계 창작산업에서 새로운 목소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작품이 된다.
🧾 최종 정리 (Final Notes)
뮤지컬은 퀴리가 라듐에 대해 특허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올바르게 보여준다. 이는 자신의 발견을 과학 공동체와 자유롭게 공유하려 했던 그녀의 윤리와 일치한다 [1][2][3]. 그러나 작품은 그녀가 라듐의 산업적·의학적 오용에 연루되었다는 허구적 서사를 덧붙이고, 심지어 연구가 중단될 것을 두려워해 위험한 사용을 막지 못했다고 고백하는 장면까지 설정한다.
역사적 기록은 전혀 다르다. 퀴리는 라듐의 위험성을 은폐한 적이 없으며, 공장 운영이나 임상시험, 동물실험에 직접 관여하지도 않았다 [4]. 그녀는 기초연구와 물성연구에 전념했으며, 이후 라듐의 산업적·의학적 사용은 독립적으로 전개되었다. 그 결과는 192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라듐 걸스’ 비극처럼 파국적일 때도 있었다 [5].
퀴리는 도덕적으로 타협하지 않았고, 그녀의 업적은 정직성과 청렴성으로 정의된다. 그녀와 피에르는 직접 기구를 제작하고, 수 톤의 광석을 분쇄하여 극소량의 라듐을 분리해냈으며, 지식을 향한 열정과 성실함으로 연구를 이어갔다. 그녀는 상업적 이익을 거부하고 발견을 세계와 나누는 길을 택했다. 퀴리의 역사적 중요성을 지탱하는 것은 허구의 죄책감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연구 진실성과 윤리였다 [6][7].
🔖 참고 문헌 (References)
[1] Quinn, Susan. Marie Curie: A Life. Perseus Publishing, 1995. ISBN: 978-0201408261
[2] Smithsonian Magazine. “When Women Crowdfunded Radium for Marie Curie”
[3] Deutsches Patent- und Markenamt. “Marie Curie – Ingenious Women”
[4] Encyclopædia Britannica. “Marie Curie’s mobile X-ray labs in World War I”
[5] Emling, Shelley. Marie Curie and Her Daughters. Palgrave Macmillan, 2012. ISBN: 978-0230115712. Crawford, E., Heilbron, J.L., & Ullrich, R. The Nobel Population 1901–1937. Office for History of Science and Technology, UC Berkeley, 1987.
[6] Curie, Marie. Pierre Curie. Translated by Charlotte and Vernon Kellogg. Macmillan, 1923
[7] Original writings and laboratory notes archived at Musée Curie, Paris
📙참고자료
https://charingcrosstheatre.co.uk/theatre/marie-curiehttps://charingcrosstheatre.co.uk/theatre/marie-curie
Playbill: See Who's Starring in London Premiere of Marie Curie Musical, 런던 초연 출연진 발표 기사
Playbill: Marie Curie Musical to Receive English-Language Premiere in London, 런던 영어 초연 확정 기사
The Arts Desk: Polonium Best Left Undiscovered, 디 아츠 데스크 – 논평 기사
📚 해외에서 공연된 한국 창작 뮤지컬의 역사적 아카이브의 일부로, 미국과 영국에서 공연되었거나 공연 예정인 작품을 포함함
영상 클립 및 주요 미디어
이 섹션은 해외에서 공연되거나 개발된 한국 뮤지컬의 영상 자료를 제공한다. 공연 실황, 쇼케이스, 인터뷰, 언론 보도 등 다양한 형식을 포함하며, 메이비 해피엔딩, 명성황후, 라르떼와 같은 창작 뮤지컬은 문화적 배경이나 해외 각색 관련 자료도 수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