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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hants of Venice (Changgeuk)

베니스의 상인들 (창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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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의 베니스의 상인들은 전통 창극과 현대 뮤지컬 미학을 결합한 무대였다. 증폭된 보컬과 포크록적 음향, 대담한 연출이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다. 소리꾼 김준수가 샤일록 역에서 돋보이며, 낯설지만 깊은 만족을 주는 무대를 완성했다.

Musical Reviews › Korean Original › 2025

관람 년도: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원 출처나 관련 기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초연 연도:

2023

관람 연도:

2025

극장명: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줄거리 & 리뷰

줄거리

Part 1

베니스에서 안토니오와 그가 이끄는 상인 길드는 인도까지 무역선을 보내어, 경제와 정치 모두를 지배하는 거대 상사 회장 샤일록으로부터 재정적 독립을 이루려 한다. 샤일록은 은밀히 거래를 제안하지만, 상인 조합의 회장인 안토니오는 이를 거절한다.

안토니오의 절친이자 의형제인 바사니오는 벨몬트의 포셔를 사랑하게 되었고, 청혼을 위해 3천 더컷이 필요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안토니오의 재산은 모두 인도 항해에 묶여 있었기에 마지못해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러 간다. 처음엔 거절하던 샤일록은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돈을 빌려준다.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하면 안토니오의 가슴 살 1파운드를 담보로 내놓으라는 조건을 건 것이다. 안토니오는 이를 받아들이고, 바사니오는 그라치아노와 함께 벨몬트로 떠난다.

그러나 곧 안토니오의 배가 난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실종된 선원들을 구해 달라고 애원하는 안토니오에게, 샤일록은 다가오는 상환일만을 상기시킨다. 한편 벨몬트에서 바사니오는 포셔의 아버지가 남긴 시험을 통과한다. 일곱 상자 가운데 포셔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은 보석을 고른 것이다. 두 사람은 기쁨에 넘치지만, 곧 안토니오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Part 2

안토니오는 샤일록의 부하들에게 붙잡혀 빚을 갚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회부된다. 포셔와 시녀 네리사는 포셔의 삼촌이자 저명한 변호사에게 도움을 청하려 애쓴다. 바사니오는 급히 돌아와 두 배, 세 배의 돈을 갚겠다 간청하지만, 샤일록은 계약서 그대로 집행할 것을 요구한다 —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가지겠다는 말이다.

감옥에서 샤일록은 상인 조합의 경영권을 넘기면 목숨을 살려주겠다 설득하지만, 안토니오는 격렬히 거부한다. 재판이 열리지만 판사는 이미 샤일록의 영향 아래 있다. 포셔가 보낸 변호사가 안토니오를 변호하나 패색이 짙다. 샤일록이 안토니오의 가슴에서 살을 베어내려는 순간, 변호사는 계약서에는 살 1파운드라고 적혀있고 피는 포함되지 않았으니, 피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판결을 내린다. 안토니오는 죽음 직전에 놓인다.

바로 그때 난파된 배에서 살아 돌아온 선원들이 도착한다. 토마소는 배를 침몰시킨 것이 샤일록의 음모였음을 밝히며, 배 안에서 발견된 샤일록의 부하 마르코의 두건을 증거로 내민다. 마르코는 자백하고, 판사는 샤일록과 그 일당의 체포를 명한다.

바사니오가 변호사와 조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자, 포셔와 네리사는 변장을 벗고 정체를 밝힌다. 바사니오와 포셔는 기쁨 속에 재회하고, 그라치아노와 네리사 역시 서로 사랑하고 있다고 사람들에게 알린다. 두 커플은 베네치아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한다. 새로운 상선이 출항하며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리뷰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은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장르의 경계를 넘어 창극으로 재탄생시킨 무대였다. 한국의 전통 서사 방식을 현대 뮤지컬의 미학과 접목한 이 작품은 국악적 언어를 통해 강력한 감정적 울림을 이끌어냈다. 창극의 예술적 생명력과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재확인시켜 준 독창적 하이브리드였다.

비록 뿌리는 창극에 두고 있으나, 이번 공연은 증폭된 보컬, 현대적 리듬, 한국 전통 악기, 그리고 서구적 연극 구조를 과감히 섞었다. 단순히 “전통”이라 부르기에는 그 스펙트럼이 넓었고, “뮤지컬”이라 하기에는 깊은 문화적 뿌리를 무시하게 된다. 창극과 현대 뮤지컬의 만남이었으며 최근 몇 달간 본 공연 중 가장 완성도 높은 무대였다.

음악은 예상치 못한 색채를 드러냈다. 때로는 국악으로 들렸고, 때로는 모달 음악 같았으며, 때로는 가볍고 당김음이 살아 있었다. 판소리처럼 단조나 7음 음계에만 머물지 않았다. 전체적인 구조와 감각은 『라이온 킹』을 연상시켰다. 의례적 장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음악 문법을 세운 무대였다. 연주 또한 불협을 피한 단순하고 탁 트인 음향에 머물렀다. 신시사이저, 전자 피아노, 기타는 불협을 피하고, 보컬은 그 위에서 음을 꺾고 리듬을 늘리며 자유롭게 노래했다. 판소리를 현대 포크록 위에 재창조한 듯 단순하지만 효과적이었다.

보컬 역시 예상을 깼다. 몇몇 장면에서는 박자에 실린 강렬한 랩 같은 소리로 터져 나왔다. 서구식 벨팅이 아닌 리듬 주도의 창법이었다. 한순간은 서정적으로, 다음 순간은 불을 뿜듯 토해냈다. “더컷 걱정 그만 컷, 친구 걱정 그만 컷”같은 대사는 『해밀턴』 같은 마이크 드롭으로 날카롭게 꽂혔다. 이런 장면들이야말로 창극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공연을 확실히 연극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국립극장은 오페라처럼 대본집을 판매했고, 출연진은 모두 마이크를 착용했다. 창극 배우들은 오페라 가수처럼 발성하지 않기에 증폭이 필수적이었다. 앰프를 통한 증폭 덕분에 판소리 특유의 공명을 살리면서도 현대 무대의 전달력을 확보했다.

출연진 가운데 국악인 김준수가 특히 빛났다. 돈과 권력에 사로잡힌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연기하며, 첫 소절에서부터 보석 같은 목소리라고 느껴졌다. 베네치아 상인들을 지배하려는 집착은 소름 끼쳤다. 안토니오 역의 유태평양 국악인과 바사니오 역의 김수인 국악인 역시 훌륭한 가창과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포셔 역의 은경민 국악인은 국악 지식이 미약한 내가 듣기에도 정통 판소리 창법이 묻어났는데, 빠르고 느린 리듬을 오가며 힘 있게 노래했다. 포셔의 시녀 네리사는 코믹한 순간을 담당했지만, 표현력이 뛰어나 단단한 무대를 선사했다. 샤일록의 영향 아래 놓인 판사 역시 도덕적 무게를 더해 법정 장면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다.

창극은 한국의 공연 장르 분류에서 뮤지컬이나 오페라로 묶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같은 작품은 독립된 장르로서 분류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한국적이지만 의외로 낯설고 깊이 울리는 장르 혼합적 공연을 찾는다면, 창극을 찾으면 될 것 같다. 국립창극단의 베니스의 상인들은 서구적 의미의 뮤지컬은 아니었으나, 그 영향력과 오케스트레이션, 무대 예술은 내가 최근 본 어떤 뮤지컬 못지않았다. 전통적 뿌리와 과감한 현대적 표현이 결합한 이번 창극은 낯설면서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뮤지컬 리뷰 목록에 창극을 넣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나,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넣기로 했다.

극장을 나서며, 나는 소리꾼 김준수의 노래를 더 듣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의 다채로운 표현, 음색, 리듬감은 귀에 오래 맴돌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검색해 보니 그는 ‘창극 아이돌’이라 불린다고 한다.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

이 갤러리의 사진은 촬영이 허용된 경우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 중인 프로그램·티켓·기념품을 촬영한 것입니다.

공식 비디오 (embeded)

웃음 속에 담긴 연대와 사랑의 힘 | 국립창극단 ‘베니스의 상인들’

The National Changgeuk Company reimagines Shakespeare’s The Merchant of Venice through pansori and modern staging. Centered on Antonio’s bond of flesh, it transforms into a tale of youthful merchants, solidarity, and the power of love, delivered with vibrant music and humor.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 1막5장-벨몬트로 출발하는 바사니오 | 포샤(민은경), 김수인(바사니오), 조유아(네리사), 그라치아노(이광복)

Act I, Scene 5: Bassanio sets sail for Belmont to win Portia’s hand, joined by Gratiano and Nerissa. With playful energy and symbolic staging, the National Changgeuk Company blends pansori traditions with theatrical storytelling to reimagine Shakespeare’s tale on a Korean stage.

2023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 명장면 하이라이트

Highlights from the 2023 Changgeuk The Merchants of Venice, staged at the National Theater of Korea.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 - 2막13장 다시, 배가 나아간다! | 안토니오(유태평양), 샤일록(김준수), 포샤(민은경), 바사니오(김수인)

Act II, Scene 13 of Changgeuk The Merchants of Venice: Antonio, Shylock, Portia, and Bassanio confront fate as Venice’s ship sets sail again. With passionate vocals and dramatic staging, the National Changgeuk Company brings Shakespeare’s tale to life through pansori-inspired perfor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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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업데이트: July 3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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