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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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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져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려는 집착 속에 살아가던 관제사 스카일러는 한적한 해안 공항으로 좌천된다. 그곳에서 배를 무자격으로 관제하던 바하마 청년 디디를 무선으로 만나 관제 수업을 시작한다. 두 사람의 우정은 엔진을 잃은 비행기의 절박한 바다 착륙 상황 속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Musical Reviews › Korean Original › 2026

관람 년도: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원 출처나 관련 기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초연 연도:

2026

관람 연도:

2026

극장명:

NOL 서경스퀘어 스콘 2관

줄거리 & 리뷰

줄거리

JFK 공항에서 근무하던 관제사 스카일러는 마이애미 인근의 델레이 공항으로 좌천된다. 이곳은 관제사 한 명이 3교대로 근무하는 한적한 공항이다.

스카일러의 아버지는 21년 전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American1475 항공기 사고의 조종사였다. 가끔 착륙하는 비행기 조종사들은 소소한 대화를 건네지만, 스카일러는 언제나 정확한 관제 용어만 사용하는 원칙주의자다. 그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아버지 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음성을 보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들린 관제사의 말, “Everything straight”의 의미를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듣고 착륙을 시도한 아버지는 결국 참사를 일으킨 조종사로 기억되고 있다. 스카일러는 그 말을 남긴 관제사를 찾아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려 한다.

그는 아버지 사건의 재심을 진행 중이다. 변호사는 단서가 될 수 있는 단어 ‘올드비(Old B)’를 찾아내지만, 사건은 더 이상 진전되지 않는다.

어느 날 스카일러의 관제 주파수에 낯선 음성이 끼어든다. 누군가 엉터리 관제 용어로 선박을 안내하고 있었던 것이다. 놀란 스카일러가 신고하겠다고 하자,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을 바하마에 사는 청년 디디라고 소개한다.

스카일러는 디디가 사는 바하마의 작은 마을 오가르(Ogar)를 검색하다가, 그곳이 단서로 남아 있던 ‘올드비’ 인근 지역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란다. 디디는 자신의 마을에는 선박 관제 시스템이 없으며, 오가르를 지키기 위해 무선 통신으로 배들을 안내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상대가 진짜 관제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스카일러에게 선생님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두 사람은 같은 주파수에서 통신으로 관제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기 시작한다.

스카일러는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겠다는 집착 때문에 결국 이혼했고, 그의 아들은 호주에 살고 있다. 그러나 스카일러는 비행 공포증 때문에 아들을 만나러 갈 수 없다. 어머니조차 이제 포기하라고 말하고, 사고 피해자 유족들 역시 재판을 계속하는 그를 비난한다.

한편 디디는 사고로 부모를 잃었지만 어린 동생들을 책임지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밝은 청년이다. 그는 언젠가 바하마에 부모님의 꿈이었던 리조트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고향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그녀의 부모는 마이애미에 살고 있다. 디디는 그녀의 아버지가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고 느낀다. 스카일러는 마이애미에 가서 직접 부딪혀 보라고 조언한다.

디디는 처음 입어 보는 양복에, 스카일러가 통신으로 알려 준 대로 넥타이를 매고 그녀의 부모를 만난다. 긴장한 채 시작된 만남은 어느새 자신의 꿈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로 바뀐다.

디디는 기쁜 마음으로 스카일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두 사람의 수업은 계속된다. 어느 날 대화 도중 흥분한 디디가 “Everything straight!”라고 외친다. 스카일러는 순간 얼어붙는다. 그 표현의 의미를 묻자 디디는 그것이 “아무 문제 없다”는 뜻의 바하마 방언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관제사를 찾는 스카일러의 이야기가 뉴스로 방송된다. ‘올드비’에 산다는 단서를 바탕으로 디디는 직접 그 지역을 돌아다니며 문제의 관제사를 찾아낸다. 그를 만나는 순간, 디디는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스카일러는 그 관제사를 재판의 증인으로 신청한다. 이때 디디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는 과거 선박 관제사의 실수로 일어난 배 사고로 부모를 잃었다. 그 관제사는 8년의 복역 후 출소했지만,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디디는 그를 찾아가 죽이려 했지만, 결국 그를 구해 안고 울었다. 그리고 세상을 등지려던 그에게 아이스크림 가게를 차려 주었다고 말한다.

재판 일정에 맞추기 위해 스카일러는 델레이 공항을 떠나 뉴욕으로 가려 한다. 바로 그때, 엔진 하나를 잃고 연료가 20분밖에 남지 않은 비행기의 메이데이 교신이 들어온다. 스카일러는 침착하게 read back을 하며 상황을 파악한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활주로까지는 25분이 걸린다.

그는 바다가 잔잔한 구역을 찾아 동체착륙을 유도한다.

그때 디디가 다급히 교신한다. 그 비행기에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가족이 타고 있다는 것이다. 스카일러는 디디에게 마이애미 근처의 배들을 착륙 지점으로 모아 달라고 요청한다.

무선 교신을 들은 12척의 배가 “Roger!”라고 응답하며 교신에 참여한다. 그러나 조종사는 어둠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공항 관제로는 더 이상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스카일러는 다른 관제사, 즉 디디에게 관제를 넘기고 관제탑을 떠난다.

디디는 12척의 배에게 방향을 지시해 일렬로 정렬시키고, 동시에 조명을 비추어 바다 위에 임시 활주로를 만든다. 스카일러는 해안에 도착해 경광봉을 들고 직접 비행기를 유도한다.

거대한 굉음과 함께 비행기는 바다 위에 착륙한다.

뉴스가 흘러나온다.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킨 관제사가 21년 전 American1475 사고 조종사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디디는 마침내 마이애미로 스카일러를 만나러 온다.

그리고 21년 전 사고 당시의 관제사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회사로부터 사고 은폐 압력을 받았었다고 폭로한다.

떠나기 전, 스카일러는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소송 원고 명단에 모든 사고 유가족과 함께 해당 관제사의 이름도 포함해 달라고 요청한다. 스카일러는 마침내 비행 공포증을 극복하고 아들을 만나기 위해 호주로 떠난다.

한편 디디의 리조트는 조금씩 완성되어 가고 있다.


리뷰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코미디와 재난 서사를 비교적 매끄럽게 결합했다는 점이다. 두 장르가 섞이면 감정의 톤이 어색하게 흔들리기 쉬운데, 이 작품은 플롯을 비교적 단단하게 짜 두어 감정의 전환이 크게 이루어지면서도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가벼운 유머로 시작해 점차 긴장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 중심에는 디디라는 캐릭터가 있다. 디디는 무대에서 매우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책상 위에 올라가 춤을 추고,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을 웃게 만든다. 이런 물리적인 코미디가 자칫 산만해질 수도 있지만 장면 전환이 좋아 극의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특히 넥타이를 배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디디가 일부러 엉뚱하게 넥타이를 매고, 스카일러가 직접 고쳐 매어 주는 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날 공연에서는 작은 실수가 있었는데, 스카일러가 처음에 넥타이를 잘못 매 주었고 반주가 잠시 이어지는 동안 대사를 다시 중얼거리며 자연스럽게 바로잡았다. 오히려 라이브 공연의 매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다만 극의 핵심 장치인 언어 설정은 상당히 어색하다. 이야기의 중심은 관제사가 “Everything stray”라고 말한 것을 잘못 알아듣고 착륙을 시도했다는 사고에 있다. 하지만 “everything strai…”까지 들리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straight”를 떠올리지 “stray”라는 낯선 조합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미국인 조종사의 아들이 “Everything straight”라는 표현의 의미를 평생 몰랐다가 바하마 청년의 설명을 듣고 깨닫는 설정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작품 전체가 잘 짜여 있는데, 이 단어 하나가 비극의 핵심 장치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주인공이 read back 절차를 철저히 지키는 인물이라는 설정은 아버지가 small talk의 희생자였다는 배경과 연결되어 이해할 수 있다. 뉴욕–마이애미 항공편과 JFK 같은 실제 지명을 사용하는 것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라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 다만 극의 핵심이 영어 표현에서 비롯된 오해라면, 영어권 언어 감각에 대한 자문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언어 장치만 제외하면 작품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무대 음향도 안정적이었고 조명 설계는 거의 무결점이라는 느낌을 준다. 최근 본 작품들 가운데서도 특히 인상적인 조명 활용이었다. 넘버가 강하게 귀에 꽂히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플롯은 초연 작품치고 짜임새가 있고, 코믹한 장면과 진지한 서사를 섞는 균형도 좋다.

화려한 효과 자체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타이밍과 공간 활용이 뛰어났다. 조명이 단순히 무대 위를 밝히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객석까지 적극적으로 확장되면서 공연 공간 전체를 장면 속으로 끌어들였다.

비상 상황 장면에서는 객석 전체가 붉은 빛으로 물들었고, 바다 동체착륙으로 이어지는 긴장 속에서 빛이 관객석 위를 크게 훑으며 긴장감을 높였다. 배 12척이 정렬하는 장면은 후면 LED로 표현되었고, 무대 위에는 여러 개의 다운 스포트라이트를 사용해 통신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스카일러가 마지막 관제를 디디에게 넘기고 해안으로 달려 나가 경광봉을 들고 온몸으로 착륙을 유도하는 장면도 시각적으로 강렬했다. 착륙 순간에는 조명이 관객 머리 위를 스치듯 이동하며 공연 공간 전체를 장면 안으로 끌어들였다. 아래에서 위로 쏘는 스포트라이트의 배열은 Hamilton을 떠올리게 했지만, 따뜻한 노란빛 톤 덕분에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연출은 대극장보다 오히려 중소극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구현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공간이 비교적 압축되어 있어 관객이 사건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듯한 감각을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 본 작품들 가운데서도 조명 활용이 특히 뛰어났다.

언어 장치에 대해서는 다른 해결 방식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관제사가 바하마 출신이라는 설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발음이나 사투리에서 비롯된 오해로 만들었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었을지 모른다. 카리브 지역에서는 dreckly 또는 treckly처럼 “곧, 잠시 후”를 뜻하는 표현이 실제로 사용되는데, 이런 낯선 발음을 조종사가 directly나 turn left 같은 조종 명령으로 잘못 이해하는 구조라면 언어적 오해가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상황을 훨씬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Everything straight”라는 평범한 영어 표현 하나에 사고의 원인을 맡기는 방식은 작품 전체가 잘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관객 반응도 흥미로웠다. 공연 내내 객석은 매우 조용했고 박수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에 두 인물이 실제로 만나는 장면에서 스카일러가 디디에게 “25살로는 안 보이는데?”라고 말하는 순간 객석 전체가 웃음으로 터졌다. 한국 관객이 나이에 민감한 문화 코드에 자연스럽게 반응한 장면이었다. 실제로 배우는 1991년생이라고 한다.

음악은 몇몇 넘버가 여러 번 리프라이즈되지만 강하게 기억에 남는 멜로디는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디디라는 캐릭터는 매우 매력적이고, 스카일러 역시 연기와 노래 모두 안정적이었다. 대사는 리듬이 좋았고 장면 전환도 매우 매끄러웠다. 무엇보다 두 인물의 캐릭터 설정이 설득력이 있어 관객이 쉽게 공감하게 만든다.

두 배우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딱딱하고 격식을 중시하는 스카일러가 가끔씩 긴장을 풀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 디디 역의 배우는 뛰어난 코믹 타이밍과 춤 실력으로 무대에 활기를 더했다. 두 배우 모두 마치 열 명의 몫을 하는 것처럼 무대를 가득 채우며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최근 한국 창작 뮤지컬을 보면 한 단계 도약한 느낌이 든다. 아주 거대한 변화라기보다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퀀텀 점프처럼 한 칸 위로 이동한 정도의 변화다. 여전히 약점은 보이지만 전체적인 제작 환경은 확실히 좋아졌다. 조명과 무대 기술은 K-pop 공연과도 연결되는 영역이라 구현 가능한 기술적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반면 넘버 구성은 K-pop과 전혀 다른 구조를 요구하기 때문에 여전히 다른 유형의 작곡가가 필요해 보인다. 무대 문법에 맞춘 곡 구성과 punch-and-twist 구조를 어느 정도 구현하고 있지만, 때때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멜로디가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dramaturgy가 지나치게 허술하거나 구조가 무너진 작품은 이제 극장 무대에 올라오기 어려워 보인다. 극장에서도 상당한 심사를 거쳐 작품을 선별하고, 많은 경쟁작 가운데 엄선된 작품이 올라오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이 갤러리의 사진은 촬영이 허용된 경우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 중인 프로그램·티켓·기념품을 촬영한 것입니다.

공식 비디오 (embeded)

⛦⛧𝒁𝑶𝑶𝑴-𝑰𝑵🔍ROGER⛧⛦

A promotional clip for the Korean original musical ROGER, part of the Performing Arts Creation Incubator program. The story reflects on signals of hope passed between people, as those carrying wounds find strength to move forward and discover light for tomorrow through unexpected conne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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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업데이트: March 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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