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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ny Poetry Club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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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마을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고, 자신의 삶 속에 녹아 있던 시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신파로 흐르지 않는 유쾌한 극본과 록, 트로트, 랩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음악 속에서, 이 작품은 우정과 존엄, 그리고 노년의 삶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Musical Reviews › Korean Original › 2026

관람 년도: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원 출처나 관련 기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초연 연도:

2025

관람 연도:

2026

극장명:

국립극장 하늘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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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2025)

줄거리 & 리뷰

줄거리

할머니들과 문해학교 선생님, 가을은 70~80대에 글을 배우며 끄적였던 시가 화제가 되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다큐멘터리 소재가 될 것이라는 국장의 지시로 PD 석구가 팔복마을에 파견되지만, 그는 영 내키지 않는다.

할머니들 맏언니 영란은 촬영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해학교 지원금이 끊겨 수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큐멘터리로 유명해지면 수업을 이어갈 수도 있다는 문해학교 선생님 가을의 말에 결국 촬영을 허락한다.

이제 이름과 주소 정도는 쓸 수 있지만 받아쓰기는 아직 서툰 할머니들에게 가을은 시를 써보자고 한다. 시는 어디에나 있고 무엇이든 시가 될 수 있다는 말에, 할머니들은 오래 묻어두었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한다.

인순은 낭만 소녀이다. 남동생들만 학교에 보내주던 집에서 그녀는 동생들의 교복을 빨며 자랐다. 등굣길을 지나가던 멋진 동네 오빠가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손에 쥐여주며 외울 때까지 매일 읽어준다. 인순은 그 시를 떠올리며 오빠를 향한 마음을 담은 시를 발표한다. 감상에 젖은 할머니들이 “그래서 그 오빠랑은 어떻게 됐는데?”라고 묻자, 인순은 그 사람이 바로 지금의 영감, 그 화상이라고 말한다.

춘심의 꿈은 가수였다. 하지만 지원서를 쓸 줄 몰라 꿈을 포기해야 했다. 이제 글을 배우게 된 춘심은 팔복마을 노래자랑 지원서에 ‘팔팔한 나이 88세’라고 적고, 참가 동기를 시로 써내며 예선을 통과한다. 할머니들과 가을, 석구는 함께 노래자랑에 나가지만, 영란 할머니가 긴장을 풀라며 건넨 요쿠르트 소주 때문인지 제대로 노래하지 못하고 탈락한다. 터덜터덜 돌아온 뒤 춘심은 속상한 마음에 화를 내고, 영란 역시 홧김에 서울 아들 집으로 떠나버린다.

영란 할머니의 여섯 살 손자는 한글과 구구단을 배운 것을 자랑하고, 영란도 일본말로 외울 줄 안다며 으스댔었다. 하지만 과거 장화 신은 고양이 그림을 호랑이라고 읽었다가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들켰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제는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 영란은 손자가 내는 받아쓰기를 척척 해낸다. 손자가 ‘닭’을 써보라고 하자, 45년 전 아들에게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들켰던 트라우마의 원인이 바로 ‘닭’이었다는 기억이 떠오른다.

서울 아파트 생활은 편하지만 심심하다며 다시 팔복마을로 돌아가려는 영란 앞에, 서울 생활을 촬영하러 온 석구가 나타난다. 그는 영란에게 아들에게 남길 글을 써보자고 권한다. 영란은 아들에 대한 사랑과 성하지 못한 몸뚱아리를 미안해하는 마음을 담은 글을 시로 남기고 다시 시골로 향한다.

버스정류장에서 영란을 만난 할머니들은 이제 분한의 시만 남았다고 말한다. 분한의 시는 그녀의 이름에서 시작된다. 일곱 살 분한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들떠 있지만, 할아버지는 딸만 셋 낳은 며느리를 못마땅해한다. 결국 어머니의 분한 마음이 담겨 ‘이분한’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부끄럽고 제대로 불리지도 못했던 이름이었지만, 문해학교에 다니며 자주 불리게 된 자신의 이름을 담아 마지막 시를 완성한다.

선생님 가을은 책거리를 하자고 하고, 모두 소주를 마시며 취한다. 특히 석구는 어느새 할머니들에게 정이 깊게 들어 더 취한다. 그는 할머니들의 전국 시낭송대회 지원 신청서를 접수했다며 핸드폰을 보여준다. 영란의 “튀라!”라는 말에도 온라인 신청은 취소되지 않는다.

석구와 가을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도 할머니들에게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되었다고 고백하며 할머니들을 기다린다. 잠시 후 할머니들은 석구가 준비한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모두 고마워하며 사진을 찍고 순서를 기다린다.

75세 미순은 푸시킨과 첫사랑 오빠의 추억을, 88세 춘심은 도래꽃 핀 마을에 아이 셋과 시어머니를 남기고 떠난 남편의 추억을, 89세 영란은 이쁘고 귀한 아들을 향한 사랑과 성하지 못한 몸뚱아리를 미안해하는 마음을, 72세 분한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담은 시를 낭송한다.

마을로 돌아온 할머니들은 평생 꿈꾸던 소풍을 떠난다. 석구가 문해학교 마지막 날이라는 걸 할머니들도 아는 것 아니냐고 묻자, 가을은 “알면서도 한이 없어서 더 즐거워하시는 거”라고 대답한다. 할머니들은 보물찾기를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석구가 사진을 찍자고 하자 영정사진 찍는 거라며 웃고 즐거워하고, 가을과 석구도 불러 함께 사진을 찍는다.


리뷰

할머니들은 결코 쉬운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아니다. 대부분 제대로 된 기초교육을 받지 못했고, 차별을 겪었으며,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사람들도 있다. 몸이 아픈 것은 일상이고, 병원 이야기는 늘 곁에 있다. 그런데도 이 할머니들은 놀라울 만큼 즐겁고 해맑다. 사소한 일로 삐지고 다투다가도 슬그머니 화해하고, 함께 웃고 떠든다.

인순은 남편이 살아있을 때 화가 나면 일부러 은행 심부름을 시켰다고 회상한다. 글을 읽지 못하는 자신을 창피 주기 위해서였다. 원망스럽지만, 동시에 그립기도 하다. 팔복리의 맏언니 영란은 늘 퉁명스럽고 무뚝뚝한 말투를 쓰지만 사실 누구보다 속이 깊고 마을 할머니들을 아낀다. 그녀의 다정함은 여섯 살 손자와 대화할 때 가장 잘 드러난다. 아들 가족을 너무 사랑했지만, 글을 모른다는 사실이 들킬까 두려워 서울 아들 집에 가는 일조차 늘 긴장의 연속이었다. 문해학교 할머니들 가운데 영란은 가장 고학력자다. 일제강점기 시절 소학교 3학년까지 다녔으니까.

춘심은 어린 나이에 세 아이와 시어머니를 남겨두고 떠난 남편을 여전히 그리워한다. 하지만 동시에 아직도 가수가 되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꿈을 품고 살아간다. 분한은 딸만 낳았다는 이유로 어머니가 겪었던 서러움을 기억하며, 평생 뒷전으로 밀려난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문해학교에서는 누군가 그녀의 이름을 불러준다. 예전에는 참기름 냄새가 나야 참기름집을 찾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냄새가 나지 않아도 간판을 읽을 수 있다.

문해학교의 네 학생은 결코 감상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놀라울 만큼 죽음이 가까워지는 현실을 담담하게 직시한다. 죽음은 특별한 비극이 아니라 누구나 결국 겪게 될 삶의 일부이다.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는 일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오히려 밝고 유쾌하다. 때로는 폐부를 찌르는 순간이 있지만, 할머니들의 관조적인 태도는 깊은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할머니들은 한글 공부도 그리 모범생처럼 하지는 않는다. 아니, 어쩌면 누구보다 열심히 하지만 “돌아서면 이자뿌고, 돌아서면 또 이자뿐다”는 말처럼 금세 잊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함께 모여 학교에 가는 일 자체가 평생의 꿈이었고, 친구들과 소녀들처럼 웃고 떠드는 시간은 무엇보다 즐겁다. 수업 시간에 몰래 소주를 마시고 화투를 꺼냈다가 가을 선생님에게 혼나지만, 그것마저도 삶의 일부처럼 유쾌하다.

이 뮤지컬의 가장 큰 강점은 음악이다. 첫 관극 때 이미 리프라이즈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게 되었고, 두 번째 관극에서는 영란이 “박수 똑띠 치라”고 말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음악은 록, 랩, 트로트, 벨팅 넘버, 댄스곡까지 다양하게 오간다. 특히 영란이 닭 때문에 괴로워하는 장면의 드라마틱한 벨팅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배우들의 춤도 생활감 넘치고 맛깔스럽다. 원형무대 뒤편을 세트로 막아 활용한 공간 구성 역시 자연스럽고 매끄러웠으며, 80분이라는 공연 시간도 군더더기 없이 적절했다.

마을의 다른 할머니가 잠자다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은 영란은 “잘 죽었다”고 말한다. 할머니들은 그렇게 죽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분한은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 얼굴을 3일 정도는 다 보고 앓다가 떠나고 싶다고 한다. 이미 수많은 이별을 경험한 이들에게 죽음은 공포나 추상이 아니라 삶 가까이에 놓인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오래 사는 것 자체가 아니라, 남아 있는 시간을 얼마나 재미있게 살아가느냐이다.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문맹 극복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관계와 우정이다. 오래 함께 살아 서로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아는 할머니들, 그들의 한글 공부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가을 선생님, 처음에는 귀찮아하다가 결국 할머니들에게 스며들어 버린 PD 석구. 작품의 중심에는 서로 기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연결이 있다.

결국 이 작품이 감동적인 이유는 “불쌍한 노인들이 공부했다”는 서사가 아니다. 인간은 마지막 순간까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노년에도 기쁨과 자존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작품에는 신파가 거의 없다. 울음을 강요하지도 않고, 삶을 비극적으로 소비하지도 않는다. 피하지도 않고 맞서 싸우지도 않지만, 끝까지 존엄성을 잃지 않는다. 할머니들은 모두 힘든 삶을 살아왔지만, 노년에 이르러 자연스럽게 체득한 삶의 지혜와 자존감을 가진 존재들로 그려진다. 가을 선생님처럼 따뜻한 사람들이 세상에 많다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것 같았고, 석구 역시 결국 할머니들에게 스며들 정도로 그들의 노년은 매력적이다.

한글이라는 문자 체계 자체를 극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도 흥미롭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하나의 음절 블록을 만드는 표음문자이다. “소”나 “주”처럼 단순한 구조도 있지만, “닭”처럼 여러 자음이 한 음절 안에 압축된 단어는 한국 어린아이들에게도 받아쓰기에서 여려워하는 단어로 유명하다. 극에서 영란은 평생 “닭”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쓰지 못했던 기억을 부끄러움으로 간직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 장면은 단순한 문맹의 상징으로만 사용되지 않는다. 영란은 나중에 “닭은 다리가 두 개니까 받침도 두 개지”라는 식으로 단어를 기억해낸다. 우스운 농담처럼 지나가는 순간이지만, 동시에 이 할머니들이 언어를 배우는 방식이 문법 규칙이 아니라 삶의 이미지와 감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글은 시각적으로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일단 원리를 익히면 낯선 단어도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는 매우 과학적인 문자 체계다. 이 작품은 그런 한글의 구조 자체를 삶의 경험과 연결하며 따뜻하게 풀어낸다.

그리고 이 작품은 결국 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는 특별한 곳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주변의 모든 것이 찬란하게 보이는 순간, 삶은 곧 시가 된다. 할머니들은 푸시키니네 못지않은 시인들이다. 아니, 어쩌면 자기 삶을 끝까지 살아내는 모든 사람들은 이미 훌륭한 시인인지도 모른다. 푸시킨의 시처럼 삶은 때로 사람을 속이고, 슬프고 화나는 일도 많다. 그러나 동시에 삶에는 분명 찬란한 순간 역시 존재한다. 이 작품을 보고 나오며,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하고 단 한 번뿐인 삶을 마음껏 살아가자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었다.

이 뮤지컬의 따뜻한 감성은 할머니들의 진한 경상도 사투리에서 나온다. 생활감 넘치는 유머와 빠른 말의 리듬, 그리고 특유의 ‘말맛’은 작품이 무겁거나 신파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면서 인물들을 생생하게 살아 숨 쉬게 만든다.

이 극은 2025년 일본 쇼케이스를 진행했고, 대만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영어권으로 확장된다면 단순히 표준 영어로 평평하게 번역하기보다는, 각 지역만의 말투와 리듬으로 이 정서를 살려내는 방식이 훨씬 흥미로울 것 같다. 특히 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커뮤니티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날카롭고 관조적인 유머 감각이 이 작품과 무척 잘 어울릴 것이라고 느꼈다. 말장난이나 어려운 철자 표현들이 어떻게 현지화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할머니들이 서로를 놀리고 받아치는 빠른 대화와, 긴 세월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삶의 지혜는 놀라울 만큼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이 갤러리의 사진은 촬영이 허용된 경우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 중인 프로그램·티켓·기념품을 촬영한 것입니다.

공식 비디오 (embeded)

[디컬쳐]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프레스콜 기자간담회 풀버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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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업데이트: July 3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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