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ern Story
웨스턴 스토리

웨스턴 스토리는 재치 있는 대사와 슬랩스틱, 끊임없는 애드립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코미디다. 배우마다 같은 캐릭터를 다르게 해석해 공연마다 새로운 재미를 준다. 2막에서는 간혹 속도가 느려지지만, 끝까지 웃음을 자아내며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꿈을 찾아가는 따뜻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Musical Reviews › Korean Original › 2026
관람 년도:

줄거리 & 리뷰
줄거리
1886년 애리조나주 그린 밸리 시티. 스무 살의 제인은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극장식 술집 ‘다이아몬드 살롱’을 운영하고 있다. 제인은 서부를 벗어나 뉴욕으로 떠나고 싶지만, 가진 것이라고는 살롱과 친구이자 종업원인 버드와 해리뿐이다.
제인은 살롱 근처에 철도가 놓인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린 뒤 건물을 헐값에 내놓는다. 전설적인 서부 인물인 와이어트 어프, 조세핀 마커스, 조니 링고를 사칭하고 다니는 유랑극단 배우들을 유인하여, 그들에게 걸린 현상금을 받으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세 사람에게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는 총잡이 빌리 후커가 먼저 살롱에 나타난다. 계획이 어그러질 것을 염려한 제인은 자신도 그들에게 원한이 있다고 둘러대고, 빌리와 부부인 척하며 함께 살롱을 운영하기로 한다.
가장 먼저 와이어트 어프가 살롱에 도착한다. 빌리는 곧바로 그를 죽이려 하지만, 제인은 나머지 두 사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만류한다. 와이어트를 사칭하는 사람은 사실 유랑극단의 돈을 훔쳐 달아난 삼류 배우 프레디 심슨이다. 제인은 그에게 다이아몬드 살롱을 단돈 1달러에 넘기는 매매계약서를 내민다.
프레디가 계약서에 서명하려는 순간, 조세핀 마커스를 사칭하는 케이트 코벳도 나타난다. 두 사람은 상대방이 진짜 와이어트와 조세핀일지 모른다고 생각해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 서로의 정체를 알아본다. 훔친 돈을 모두 잃고 빈털터리가 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한 두 사람은 타협하고, 계약서에 조세핀의 이름과 서명까지 함께 적어 넣는다.
이들이 살롱을 차지했다고 기뻐하는 순간 조니 링고가 도착한다. 그 역시 잭 마쉬라는 배우다. 빌리는 그를 아버지의 원수로 여기고 포박한 뒤 총살하려 한다. 바로 그때 진짜 조니 링고의 부하들이 살롱 밖에 나타난다. 빌리는 배우 세 사람을 묶어둔 채 밖으로 나가 그들과 싸우지만, 총상을 입고 가까스로 살롱으로 돌아와 쓰러진다.
잭은 자신이 게티즈버그 전투(1863년) 당시 의무병으로 참전했다며 빌리의 몸에서 총알을 제거해 그를 살린다. 그는 전투 중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고 이야기하고, 빌리는 잭이 자신의 아버지를 구했던 ‘오렌지 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의 원수라고 믿었던 사람이 오히려 아버지의 생명을 구한 은인이었던 것이다.
제인은 배우 세 사람을 넘기고 현상금을 받을지를 고민한다. 마침 이들이 돈을 훔쳐 달아난 극단의 단장이 살롱 밖에 나타나지만, 제인은 혼자 밖으로 나가 세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거짓말하고 그를 돌려보낸다.
다이아몬드 살롱이 본래 공연을 올릴 수 있는 극장식 술집이라는 점에 착안한 제인은 세 배우에게 이곳에서 공연하여 돈을 벌자고 제안한다. 이들은 살롱에서 공연을 계속하며 자신들에게 남아 있던 빚을 모두 갚는다. 그 과정에서 세 배우와 빌리 후커는 각자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발견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다이아몬드 살롱을 떠난다.
제인 역시 살롱을 해리와 버드에게 넘기고 마침내 뉴욕으로 향한다. 모두가 떠난 뒤, 해리와 버드는 다이아몬드 살롱 근처에 실제로 철도가 놓인다는 내용의 기사를 발견한다.
리뷰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를 두 번 관람했다. 처음 보고 너무 웃겨서 한 번은 더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들이 쇼츠가 엄청나게 뜬다며 추석 때 보자고 해서 바로 다시 예매했다.
두 번째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아들이 말했다.
“이건 노래가 문제가 아냐. 애드립이 쇼츠랑 다 달라. 할 때마다 즉흥적으로 바꾸는 걸까?”
“그런데 노래도 좋고 다 잘 불렀어. 너무 웃겨서 노래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배우들이 억울할 것 같아. 지난번에 본 것과도 많이 달랐어.”
아들은 조세핀 마커스가 정말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며,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무서울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지난번 한보라 배우의 조세핀은 능청스럽고 귀여웠다고 설명했다. 주다온 배우는 어딘가 정신을 놓은 듯한 광기를 보여주었다. 두 배우 모두 이상하고 재미있었다. Weird and funny.
첫 번째 관람에서는 재미있어서 한 번 더 보고 싶었다면, 두 번째 관람 후에는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와이어트 어프는 두 번 모두 송원근 배우였지만, 특히 조세핀 마커스는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보였다. 한보라 배우의 조세핀은 잔머리를 굴리며 위기를 자신의 매력으로 돌파하려는 사람이었다. 반면 주다온 배우의 조세핀은 말투와 행동에서부터 살짝 정신을 놓은 듯한 인물이었다. 같은 대본에서 이렇게 다른 캐릭터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두 해석이 모두 재미있다는 사실이 더욱 흥미로웠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애드립과 슬랩스틱도 달랐다. 많은 대사가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빌리 후커 역의 정욱진 배우는 키가 크고 잘생긴 배우인데 계속 다리가 짧다고 놀렸고, 박규원 배우는 젊어 보이는데 아저씨라고 놀렸다. 다만 신체적 특징이나 나이를 이용한 유머는 건강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웃는다고 해서 모든 농담이 좋은 농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1막은 거의 웃다가 끝났다. 아들은 도대체 이런 극이 다 있느냐는 듯 웃었고, 노래보다는 애드립이 전부인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노래도 좋았고 배우들이 모두 잘 불렀다고 항변했지만, 아들은 웃느라 노래를 제대로 듣지 못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기억에 남는 장면을 떠올리면 노래보다 대사와 몸짓이 먼저 생각난다.
2막에서 조니 링고가 빌리 후커의 총상을 치료하는 장면도 배우에 따라 상당히 달랐다. 최호중 배우는 느릿느릿한 대사와 함께 무릎 플랭크 자세로 후커의 몸을 훑으며 MRI를 찍는다고 했는데, 그 모습이 몹시 웃겼다. 정상윤 배우는 뱀 모형을 청진기처럼 사용해 진단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쪽은 상대적으로 호흡이 느려져 극이 조금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1막은 빠르고 정신없이 전개되는데, 2막 초반의 조니 링고 장면에서는 속도가 갑자기 느려진다. 이 부분의 페이스를 조금 더 빠르게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는 다시 속도가 붙고, 이야기는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현상금과 복수, 사기와 도주로 얽힌 인물들이 결국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 각자의 길로 떠난다.
이 작품은 서부극의 형식을 빌렸지만, 이야기 구조는 다른 배경으로 옮겨도 잘 맞을 것 같았다. 조선시대의 의적이나 홍길동 이야기로 각색해도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물론 극장식 살롱은 마당놀이의 주막으로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허풍과 사기,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 과장된 몸짓과 관객의 웃음을 끌어내는 대사까지 마당놀이와도 잘 어울리는 요소들이다.
한참 생각하느라 리뷰를 바로 올리지 못했다. 두 번이나 보고도 계속 '이 극은 도대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짜인 코미디인지, 배우들의 재치가 작품을 끌고 가는 것인지, 애드립은 어디까지 계획된 것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 번 모두 실컷 웃었다는 사실이다. 아무 생각 없이 깔깔거리다가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였다. 뮤지컬에서 이렇게 오래, 이렇게 많이 웃어본 것도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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