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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roper Farewell

충분한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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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대행사 EXIT를 중심으로 관계를 끝내거나 놓아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만난다. 충분한 이별은 설명 없이 버려진 성훈과 20년간 죄책감에 갇힌 현민을 통해, 이별에도 예의와 이해,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Musical Reviews › Korean Original › 2026

나온씨어터

극장명:

2026

관람 연도:

초연 연도:

2026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원 출처나 관련 기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관람 년도:

줄거리 & 리뷰

줄거리

최현민은 직접 이별을 통보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신하는 이별 대행사 EXIT를 운영한다. 직원 강혜진은 의뢰인의 연인이 되어 박성훈에게 이별을 전하지만, 성훈은 마지막 대화조차 타인의 힘을 빌려야 했던 여자친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연락을 시도한다. 혜진은 자신의 잠수 이별 경험을 털어놓으며 성훈의 마음에 공감하고, 그가 연재를 중단한 웹툰 작가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한편 현민은 여자친구와 함께 가려던 콘서트 티켓 한 장을 양도하면서 차민지를 만난다. 연락이 잘되지 않는 남자친구에게 계속 맞춰주던 민지는 결국 혼자 남은 티켓을 사고, 이후 레지던스 모델하우스에서 현민과 다시 만난다.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지지만, 현민은 오래전부터 놓지 못한 기억 속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성훈의 웹툰 속에서는 외로운 제페토가 피노키오를 만들고,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피노키오를 파란 물약과 잿빛 물약으로 통제하거나 기억을 지우려 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 성훈은 마침내 피노키오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아를 돌려준다. 현실의 인물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끝나지 않은 관계와 마주하며, 이별은 누군가를 완전히 지우는 일이 아니라 놓아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슬퍼하는 과정임을 깨닫는다.


리뷰

대학로 공연장인 줄 알고 지도를 보았더니 성균관대학교 쪽에 있는 극장에서 하는 공연이었다. 소극장에서 트라이아웃 형식의 초연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였다. 단 3일간 다섯 번의 공연이었는데, 배형빈 배우가 《몽유도원》에 출연했을 때 이름을 알게 되어 뮤지컬 주연을 맡은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보러 갔다.

객석에서 기다리는 동안 극단 관계자에게 공식 영어 제목을 확인했다. A Proper Farewell. 공연 소개에서 코로나19 등의 언급을 보았지만, farewell이라는 단어를 보니 단순한 연애 이야기보다 무거운 주제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지정석이라 자리가 어떻게 배정될지 궁금했는데, 맨 앞줄 약간 왼쪽 좌석이었다. 뒷자리라고 해도 단차가 있고 극장이 작아서 무대가 잘 보였을 것 같다.

공연은 악기 소리로 포문을 열었다. 드럼이 기분 좋은 빠른 비트로 공간을 감싸고 기타와 베이스가 받쳤으며, 키보드까지 더해진 구성이 들렸다. 전 출연진의 합창으로 공연을 열었는데 노래가 좋고 힘이 있었다. 안무도 깔끔했다.

작품은 2019년 가을부터 초겨울 무렵의 이야기를 그린다. 공연 소개를 보면 코로나19로 접어들 무렵의 이별과 상실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줄거리는 특정 시대와 무관해 보였고, 상실 역시 보편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했다.

웹툰 작가 성훈과 EXIT 직원 혜진의 만남에서는 연애의 답답한 면이 보였다. 혜진이 대신 연기한 성훈의 여자친구는 자신의 의견을 누른 채 모든 것을 그에게 맞추었다고 말한다. 반면 성훈은 여자친구가 아무 결정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신에게 미루었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여자친구는 대행사를 통해 이별을 통보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훈의 집착은 무서웠다. 그깟 연애가 뭐라고, 상대가 싫다는데 더러워서라도 놓아주고 말 것 같은데 그는 자신이 싫어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집착이 심한 것을 보며 스토킹으로 신고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여자친구가 직접 이별을 통보하고 이유를 말하지 않은 채 대행사에 의뢰한 것도 비겁해 보였다. 적어도 만남과 헤어짐에는 예의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대행사 직원인 혜진이 자신도 잠수 이별을 당했다고 털어놓고 성훈과 강렬한 듀엣을 부른 뒤에야 성훈은 이별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M07 〈남겨진 말, 기억, 상처〉는 록을 기반으로 두 사람이 번갈아 노래하고, 유니즌과 화음으로 합쳐지는 구성이 좋았다.

성훈은 제페토와 피노키오의 스핀오프 이야기를 쓰는 웹툰 작가인데, 이별 통보를 받은 뒤 스토리도 산으로 가고 있었다. 혜진은 그의 연재에 열심히 댓글을 달아온 성훈의 열성 독자이다. 업무 상대가 아닌 한 인간으로 성훈을 보게 된 혜진은 자신의 이야기도 털어놓고, 적성에 맞지 않았던 직장도 그만둔다. 그는 매뉴얼에 따라서 단순히 이별을 대신 통보하는 대신에, 성훈이 관계를 제대로 끝낼 수 있도록 돕는 진정한 의미의 이별 대행을 하게 된다.

매뉴얼대로 말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감정적인 종결까지 대신해 줄 수 없다. 피노키오의 자아 발견은 그가 제페토의 뜻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을 때 이미 시작되었지만, 웹툰 속에서 자신이 아닌 제페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성훈 자신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했다.

현민은 줄곧 경직되고 딱딱한 모습이었다. 초반에 바라보던 액자 속 사진과 여러 사람이 언급하는 여자친구와의 이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세상을 향해 세운 방패가 지나치게 단단해 보였다. 나중에 놀이공원에서 있었던 일이 밝혀지고 나서야, 죄책감 때문에 그가 20년간 세상과 감정적으로 단절된 채 살아왔음을 알게 되었다.

반전이 드러나면서 현민의 플롯이 이해되었다. 다만 가족이 등장하는 장면과 동생과 대화하거나 춤추는 장면에 뒤의 반전을 암시하는 뉘앙스가 조금씩 들어가서, 관객의 의문이 점차 커지는 방향으로 전개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민은 감정을 억누르는 인물이라서 그의 넘버들도 대체로 잔잔했다. 그 점은 조금 아쉬웠다. 다른 인물들의 노래는 적절한 순간에 터지고 높낮이가 크게 움직여 긴장감이 있었으며, 배우의 어레인지를 보여줄 기회도 있었다.

특히 여동생 소민이 부른 M06 〈나의 기억 속에서는〉이 좋았다. 윤여은 배우는 발성이 탁 트였고 컨트롤도 좋아서 정말 듣기 좋았다. 윤승준 배우 역시 아버지 최준석 역으로 소민과 부르는 듀엣과 M05 〈제페토의 노래〉의 한탄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다. M11 〈라일락의 계절〉과 M12 〈마지막 카니발(Reprise)〉의 현민과 소민 듀엣도 멜로디가 유려해서 좋았다. 다만 이쯤에서는 현민이 억눌러온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발산할 수 있도록, 멜로디가 한 번 크게 터져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훈역의 백두진 배우는 소리가 단단하고 쭉 뻗어서 듣기 좋았다.

민지 역의 이민희 배우도 솔로 넘버 M09 〈나의 이야기〉에서 맑은 목소리를 시원하게 펼쳤다. 반주는 거의 건반만으로 이루어졌는데, 소리 사이에 여백이 있어서 좋았다.

민지는 함께 가고 싶었던 혼네 콘서트에도 남자친구가 동행해 주지 않고, 야근으로 바쁘다며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아도 참으며 관계를 이어간다. 그러다가 현민을 만난 일이 빌미가 되어 이별 통보를 받는다. 이별에는 이미 여러 전조가 있었지만, 오랫동안 자신이 져주는 방식으로 연애해 온 민지가 불쌍했다.

민지는 모델하우스에서 주방과 거실을 비롯한 레지던스의 주거 구조를 설명하는 안내 직원이다. 동생을 독립시키기 위해 집을 보러 온 현민과 만나는 에피소드는 조금 의아했다. 직장에서 일할 때와 사적으로 만날 때 달라지는 민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현민이 동생을 놓아주려는 마음도 암시하기 위해 넣은 장면으로 보인다.

그러나 88㎡ 규모의 하이엔드 레지던스를 보러 다니고, 여러 직원을 두고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는 이별 대행사의 대표라는 설정은 현민을 상당한 경제력을 지닌 인물로 만든다. 그의 부에 대한 묘사가 이야기에 필요한 설정이라면, 앞부분부터 간단한 설명이나 뉘앙스를 조금 더 배치해도 좋을 것 같았다.

여섯 명의 배우가 알차게 노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창에서는 남자 배우 가운데 누군가가 단단한 소리로 고음을 올렸는데 특히 듣기 좋았다.

결국 이 작품은 혜진의 진정한 도움으로 이별의 아픔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성훈, 새로운 만남을 통해 자신을 되찾는 민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며 고통에서 멀어진 아버지 준석, 자아를 찾은 피노키오의 요구로 변화해야 하는 제페토, 그리고 20년 동안 짊어진 죄책감을 내려놓기 시작한 현민의 이야기이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별을 겪은 인물들은 충분히 아파한 뒤 각자의 방법으로 다시 살아가기 시작한다.

충분한 이별에는 자신과 주변 사람의 도움이 모두 필요하지만, 마지막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Cast

Choi Hyeon-min (Director of the breakup agency EXIT | 최현민): Bae Hyeung-bin 배형빈
Kang Hye-jin (EXIT employee | 강혜진): Kim Hye-bin 김혜빈
Park Seong-hoon (Webtoon artist | 박성훈): Baek Doo Jin 백두진
Cha Min-ji (Show-home guide | 차민지): Lee Minhi 이민희
Choi So-min (Hyeon-min’s younger sister | 최소민): Yoon Yeo-eun 윤여은
Choi Jun-seok (Hyeon-min’s father) / Geppetto | 최준석(최현민의 아버지) / 제페토: Peter Yun 윤승준

Produced by KKY Theatre Company (극단 기꺼이)
Production dates: September 3–6, 2026
Venue: Naon Theater, Daehangno, Seoul, Korea

이 갤러리의 사진은 촬영이 허용된 경우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 중인 프로그램·티켓·기념품을 촬영한 것입니다.

공식 비디오 (embeded)

A Proper Farewell (충분한 이별) | Curtain Call | Sep 5, 2026 | Naon Theater

A Proper Farewell is a new Korean musical about EXIT, an agency that delivers breakups on behalf of clients who cannot end their relationships themselves. Through an agency director unable to let go of a loss from his past, an employee who begins to question her work, a webtoon artist struggling to accept rejection, and a woman who has always adjusted herself to her boyfriend, the musical explores what it means to say goodbye fully enough to move for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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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업데이트: August 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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