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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hantom Of The Opera, Daegu

오페라의 유령

대구에서 김주택 배우의 팬텀은 정점에 도달했다. 19회 동안 매번 결이 다르면서도 완결된 공연으로, 무대를 깊이와 존재감으로 채웠다. 최적의 음향, 섬세한 연기, 흔들림 없는 보컬이 마지막 여정을 잊지 못할 충만한 경험으로 만들었다.

한국 초연:

2001

세계 초연:

1986

관람 년도:

2023

공연 극장명:

계명아트센터, 대구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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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페라의 유령 서울 공연 기간 내내 TV·라디오 프로모션 클립을 다시 보곤 했다. 보면 볼수록 라이브가 얼마나 다르고 대체 불가능한지 더 분명하다고 느꼈다. 오케스트라와 정적 속에서 무대를 가로질러 날아오는 목소리는, 스피커로 듣는 소리와는 무게가 다르다. 그 현장을 향한 그리움이 결국 나를 대구로 이끌었다.

처음엔 몇 번만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울 공연이 끝나갈수록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커졌다. 휴가 일수를 다시 계산하고, 해외여행을 포기하면 대구 공연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작품을 쫓은 것만은 아니었다. 한 사람의 목소리를 따라간 것이었다. 가능한 날을 모두 표로 만들고 예매를 시작했다.

대구 첫 공연은 12월 23일이었다. 계명아트센터의 음향이 좋지 않다는 글을 많이 읽어서 걱정했지만, 인트로 장면부터 크리스틴의 “Think of Me”에 이르기까지 음향은 충격적으로 좋았다. 사진에서 보이던 상부 중앙 스피커 클러스터는 샹들리에와 엔젤 상을 위해 제거된 듯했고, 대신 좌우 대칭의 아치형 라인 어레이(각 16+12 유닛)가 소리를 분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맑고 풍성하며 잔향이 적절했다. 보컬과 오케스트라의 밸런스도 뛰어났다. 부산, 서울, 대구 세 도시를 통틀어, 처음으로 이 작품에 완벽히 맞춰진 음향 환경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두 도시를 돌고 온 뒤인지, 캐스트는 감정·기술·음악 면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다. 내 경험상 대구 공연이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오케스트라도 살아 있었다. 지휘자가 바뀔 때마다 템포와 에너지가 미묘하게 달라졌고, 오케스트라 피트석에 앉으면 현과 관악기의 진동이 바닥을 타고 전해졌다. 음이 손끝으로 만져지는 기분이었다.

김주택 배우의 팬텀은 내내 흔들림이 없었다. (베르디를 비롯해 세비야의 이발사, 라 보엠, 돈 카를로 등) 오페라 레퍼토리에서 다져온 기반으로, 힘만이 아니라 의미가 살아 있는 호흡과 프레이징을 보여 줬다. 색채가 바뀔 때마다 곡 해석의 의도가 느껴졌고, 음정과 멜로디가 스토리를 풀어갔다. 손지수 배우의 크리스틴은 맑은 톤으로 순수함과 유혹을 자연스럽게 오갔다. 피앙지는 나올 때 마다 기대하며 보고 들었다. 테너는 단단했고, 저역도 안정적이어서 비중이 작아도 존재감이 꽉 찼다.

공연은 물론 매번 완벽하지는 않았다. 송은혜 배우의 크리스틴은 한동안 눈에 띄게 힘겨워 보였고, 2막에 권가민 배우로 교체된 적도 있으며 권가민 배우는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을 멋지게 채웠다. 라울(황건하 배우)은 거의 탈진 상태에서도 공연을 놓치지 않았다. 여러 작품을 동시에 공연하던 최재림 배우는 중간에 코로나19 확진으로 잠시 무대를 비웠다. 유령은 조승우 배우와 김주택 배우가 번갈아 메웠다.

김주택 배우의 팬텀은 날마다 달라졌지만, 매번 완성된 작품을 본 기분이었다. 어떤 날은 잃어버린 사랑을 애도하는 팬텀, 또 어떤 날은 노래해 줄 대상의 부재를 슬퍼하는 팬텀, 혹은 철학적 고독을 뿜어내는 팬텀. 그는 무대 중앙에 홀로 서 있는 순간에도 불필요한 동작 없이 존재감만으로 내면을 투사했다. 유령은 배우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긴 호흡과 느린 박자가 보컬과 내공을 함께 요구한다. 그는 둘 다 해냈다.

두 공연이 특히 기억난다. 1월 10일, 무대와 객석 사이에 거의 서로 느낄 수 있던 교감이 있었다. 노래는 날것의 힘을 담았고, 공기는 전기가 흐르듯 팽팽했다. 1월 25일에는 왕좌가 고장 났지만, 그날의 팬텀과 크리스틴은 진짜로 살아 움직였다. 그 밤은 그의 여정이 응축된 순간처럼 느껴졌다. 이후의 모든 공연이 작품이 완성되었다는 확신을 거듭 확인시켰다.

마지막 주는 아예 대구에 머물며 거의 모든 공연을 찾았다. 평소라면 아낄 비용과 시간을 썼지만 후회가 없다. 대구 공연이 다 끝나면 공허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충만함이 남았다. 마지막 공연을 향한 카운트다운은 아쉬움이 아니라, 점점 차오르는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이렇게 한 공연에 투자할 가치가 있었나? 그렇다. A resounding YES. 나는 한 목소리를 따라갔고, 그 목소리는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고, 그 배우 자신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나는 가득 찬 마음으로 극장을 나왔다. 당장 다른 팬텀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 이 음악, 이 경험이면 충분했다.

이 갤러리의 사진은 촬영이 허용된 경우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 중인 프로그램·티켓·기념품을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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