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Jekyll & Hyde

지킬앤하이드

20년 만에 다시 본 지킬 앤 하이드에서 무대, 캐스팅, 기억은 변했지만 음악은 여전히 가슴을 울렸다. 김성철의 단단한 이중성, 홍광호의 탁월한 보컬, 손지수의 맑고 투명한 엠마가 이번 재관람을 잊을 수 없게 만들었다.

한국 초연:

2004

세계 초연:

1990

관람 년도:

2025

공연 극장명: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서울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원 출처나 관련 기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리뷰

나의 첫 지킬 앤 하이드 관람 경험은 2004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였다. 지킬/하이드는 조승우, 루시는 소냐가 맡았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This Is the Moment”과 “The Confrontation,” 그리고 소냐의 맑고 매력적인 목소리는 유난히 생생하게 기억난다.

21년이 지난 후, 나는 다시 같은 뮤지컬을 찾았다. 이번 공연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였으며,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으로 맑고 투명한 소프라노를 보여준 손지수가 엠마 역으로 출연한다는 이유가 컸다.

뮤지컬은 프랭크 와일드혼의 명곡들 — “Good 'N' Evil,” “This Is the Moment,” “Once Upon a Dream,” “In His Eyes,” “Confrontation,” 그리고 앙상블 넘버 “Murder, Murder” — 로 채워진다. 이 작품은 여전히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매 시즌 관객을 가득 채운다.

한국 대극장 뮤지컬은 보통 한 역할에 세 명 정도의 배우를 더블·트리플 캐스팅하지만, 지킬 앤 하이드는 타이틀 롤에 다섯 명을 기용했다. 이는 배우들의 다양한 가창력과 연기력을 보여주지만, 그 중 일부는 노래와 연기 중 한쪽이 두드러졌다. 이번 시즌은 서울에서 6개월간 공연 후, 대구와 부산에서 각각 일주일간 공연했다.

2025년 프로덕션은 20년 전에 본 공연과 크게 달랐다. 당시에는 세련된 릴레이 시스템도, LED 배경도, 2층 세트도 없었다. 이번 무대는 하단에 비정형의 격자 조명을 설치해 하이드의 살인을 암시하는 듯했으며, “Murder, Murder”에서는 앙상블이 우산을 활용한 안무로 런던의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했다. 전환은 부드럽고 웅장했으며, 많은 풀리 시스템이 사용되었다.

지킬의 연구실은 특히 아름다웠다. 다채로운 액체가 든 유리병들로 가득했고, 주사액은 조명 아래에서 투명에서 붉은 보라색으로 변했다. 페놀프탈레인/에탄올 용액이 낮은 pH에서, 안전을 위해 중탄산염 같은 염기성 용액을 첨가하면서 색이 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주사 장면은 과학적으로는 부정확했지만 극적 효과를 위해 감수한 듯했다. 팔꿈치를 천으로 묶었으나, 주사 바늘 각도는 정맥이 아닌 근육으로 들어갈 위치였다. 이후 팔의 통증이 서사적 장치로 사용되는 것을 보고 슬며시 웃게 되었다.

총 네 번 공연을 보았다. 김성철 2회, 홍광호 1회, 신성록 1회.

김성철 배우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강점이었다. 과장되지 않고, 정적 속에서도 불필요한 제스처 없이 장면에 몰입했다. 그의 지킬은 결의에 찬 사랑스러운 청년이었고, 하이드는 낮고 긁는 보컬 톤으로 무자비함을 드러냈다. 두 번째 관람 시 지킬의 목소리가 거칠어져서 하이드에 가까워졌지만, “The Confrontation”에서는 충분히 대조를 유지했다. 그는 폭넓은 비브라토를 사용했으나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This Is the Moment”에서 붉은 스포트라이트 안에 정확히 서는 등 무대 동선이 완벽했고, 커튼콜에서는 온몸을 활용한 드라마틱한 제스처로 인상적이었다.

홍광호 배우는 첫 대사부터 뛰어난 발성과 스테미나를 보여주었다. 하이드에서 성대를 긁지 않고 낮고 울림 있는 두꺼운 바리톤 톤을 내서 목 건강을 지키면서도 드라마틱한 힘을 유지했다. “The Confrontation”은 내가 본 공연과 영상 중 최고였다. 지킬은 맑은 테너, 하이드는 깊은 바리톤으로 자연스러운 흉성 울림을 보여주었다. 억지로 성대를 내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음색을 유지했으며, 레지스터를 오가는 전환이 매끄러웠다. 곡이 심화되며 두 개의 스타카토 음을 사용해 캐릭터의 대비를 뚜렷하게 표현한 부분은 거의 비명을 지를 뻔했다. 그의 움직임은 목적성이 분명했고, 장면 전환마다 블로킹을 연결하는 듯했다. 다만 연기는 김성철의 자연스러움보다 의도적이거나 연출된 느낌이 강했다.

신성록 배우의 지킬은 “This Is the Moment” 마지막 롱톤에서 흔들렸으나 음을 되찾았다. 2막에서 어터슨과의 대화 장면에서 지킬은 대사를 속삭이며 혼란과 긴박함을 표현하려 했으나, 발음이 불분명한 장면이 결혼식까지 이어졌다.

손지수 배우의 엠마로 네 번 모두 공연을 관람했다.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맑고 밝은 소프라노로 감정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으로서 깔끔하고 단정한 톤과 뛰어난 딕션을 보여주었듯, 이번에도 “크리스틴의 품격”을 유지했다. 네 번의 서로 다른 지킬 & 하이드 공연에서 그녀는 조용하지만 확고한 중심축이었다.

엠마의 아버지 댄버스(김용수)는 명확한 딕션과 음색으로 가장 인상적인 댄버스였다. 약혼 파티 장면에서는 지킬보다 돋보였다.

윤공주 배우는 주로 벤딩을 이용해서 타락과 환멸의 캐릭터를 표현했다. 베테랑 배우답게 역할에 잘 적응했다. 아이비 배우의 루시는 관능적이고 공명있는 소리로 객석을 채웠다. 그러나 “In His Eyes”에서는 화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있었다.

린아 배우는 사랑스럽고 진정성 있는 무대 존재감을 보였다. 과도한 관능 대신 순수한 감정 연결에 집중했다. 특히 지킬을 향해 수줍게 내비치는 호감이 미세한 표정으로 표현되어 진심으로 느껴졌다. 팝 듀오 “이삭 앤 지연” 출신답게 뛰어난 화음을 구사해 손지수와의 듀엣 “In His Eyes”를 음악적으로, 감정적으로 결속시켰다.

어터슨 역 배우 두 명 모두 명확하고 강한 발성과 연기로 안정감을 제공했다. 코러스와 오케스트라도 견고하고 일관되었다. 서브 캐스트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리드 배우의 기복을 보완했다.

2025년 지킬 앤 하이드를 다시 보며 많은 기억이 되살아났다. 어릴 적 공연을 무서워했던 막내 아들도 이제는 어른이 되어 공연을 즐겼다. 나에게 이 뮤지컬은 한국 프로덕션의 세계를 처음으로 깨닫게 해준 작품이자, 조승우라는 뮤지컬 배우에 대한 경탄심을 불러일으킨 계기였다.

이 작품의 넘버들은 주된 곡뿐 아니라 연결해 주는 넘버들도 모두 강력하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높지만, 국제적 수요는 상대적으로 낮다. 선과 악을 분리하는 테마는 매력적이지만, 많은 질문을 남긴다. 선만 남기고 악을 버릴 수 있을까? 단순히 없애버릴 수 있나? 하이드가 지킬을 압도했다면, 처음부터 악이 더 큰 존재였을까? 지킬은 선한 사람인가, 위선자인가, 아니면 본질적으로 악한가? 물론 뮤지컬의 서사는 모든 실타래를 정리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지나치게 멜로드라마적인 설정 때문에 넘버와 편곡, 오케스트라, 앙상블이 세밀하고 완성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세계 다른 지역에서 한국과 버금가는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 갤러리의 사진은 촬영이 허용된 경우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 중인 프로그램·티켓·기념품을 촬영한 것입니다.

OFFICIAL VIDEO EMBEDS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HIGHLIGHT M/V – SOMEONE LIKE YOU|아이비

A highlight music video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Ivy performing “Someone Like You.” This clip focuses on her interpretation of Lucy’s longing and vulnerability, offering a look at the musical’s emotional core.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M/V – THIS IS THE MOMENT|김성철

A music video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Kim Sung-cheol performing “This Is the Moment.” The clip highlights his interpretation of Jekyll’s defining declaration as the character confronts the turning point of the story.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HIGHLIGHT M/V – ONCE UPON A DREAM|이지혜

A highlight music video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Lee Ji-hye performing “Once Upon a Dream” as Emma. The clip focuses on her gentle expression of hope and reflection at a pivotal moment in the musical.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HIGHLIGHT M/V – ALIVEⅠ|신성록

A highlight music video from the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Shin Sung-rok performing “Alive I.” This clip presents his interpretation of Hyde’s emergence, focusing on the character’s volatile shift and the musical’s darker energy.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HIGHLIGHT M/V – IN HIS EYES|선민, 최수진

A highlight music video from the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Sunmin and Choi Soo-jin performing “In His Eyes.” The clip presents Lucy and Emma’s contrasting perspectives as they reflect on their shared connection to Jekyll.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M/V – ONCE UPON A DREAM|손지수

A music video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Jisoo Sohn performing “Once Upon a Dream” as Emma. The clip focuses on her reflective portrayal of Emma’s hopes and uncertainty as she looks toward the future.

[문화요] 241회 선과 악, 내 안의 두 얼굴 l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A feature segment from Daegu MBC’s Culture Yo, Episode 241, introducing the 20th anniversary Korean production of Jekyll & Hyde. The clip explores the story of Dr. Henry Jekyll and his experiment to separate good and evil, with reflections on the duality at the center of the musical.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CLIP – ONCE UPON A DREAM | 손지수

A performance clip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Jisoo Sohn singing “Once Upon a Dream” as Emma. The video highlights her reflective interpretation of Emma’s hopes and uncertainties during this pivotal moment.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공연 SPOT Ⅱ

A promotional spot for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This clip presents key moments from the staging and cast, offering a brief look at the tone and visual style of the current run without revealing major plot elements.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HIGHLIGHT M/V – ALIVE Ⅱ|홍광호

A highlight music video from the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Hong Kwang-ho performing “Alive II.” This clip captures his portrayal of Hyde’s intensity and volatility as the character embraces the darker side of his transformation.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CLIP – FAÇADE

A performance clip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the ensemble number “Façade.” The video highlights the cast’s portrayal of London’s public mask and hidden motives, emphasizing the musical’s shifting social tension.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HIGHLIGHT M/V – A NEW LIFE|린아

A highlight music video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Lina performing “A New Life” as Lucy. The clip focuses on her portrayal of Lucy’s determination and vulnerability as she imagines the possibility of a different future.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BACKSTAGE ENSEMBLE CHORUS

A backstage clip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ensemble and swing performers recording chorus sections behind the scenes. The video offers a look at the vocal layering and teamwork that support the show’s full staging.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CLIP – THIS IS THE MOMENT | 최재림

A performance clip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Choi Jae-rim singing “This Is the Moment.” The video presents his interpretation of Jekyll’s defining declaration as he approaches the pivotal turning point of the story.

2024-2025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Jekyll & Hyde) 20주년 HIGHLIGHT M/V – A NEW LIFE|윤공주

A highlight music video from the 2024–2025 20th anniversary production of Jekyll & Hyde, featuring Yoon Gong Joo performing “A New Life” as Lucy. The clip focuses on her expression of Lucy’s resolve and vulnerability as she imagines the possibility of a different future.

favicon_new.png

© 2025 by Musicalsofkorea
이 사이트의 소유자로부터 명시적이고 서면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자료의 무단 사용 및/또는 복제는 금지합니다. 발췌 및 링크는 명확한 출처를 명시한 후 사용 가능합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