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ddin
알라딘
활기찬 앙상블과 창의적인 무대 연출로 브로드웨이의 매력을 한국에 옮겨온 알라딘은, 불안정한 가창과 다소 평범했던 무대장치를 이용한 지니의 등장이 아쉬움을 남겼다. 번역의 섬세함과 무대 위의 노력은 느껴졌지만, 주연의 안정적인 노래과 무대 장치가 더해졌다면 훨씬 훌륭한 공연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 초연:
2025
세계 초연:
2011
관람 년도:
2025
공연 극장명:
샤롯데씨어터, 서울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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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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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라이센스 뮤지컬 알라딘을 보러 간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브로드웨이 공연과 비교해서 리뷰를 쓰기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작은 아들과 함께 이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브로드웨이에서는 큰 아들과 함께 관람했는데, 큰아들은 기술적 분석을 하는 성향이 강한 반면 작은아들은 음악적 귀가 좋은 편이다.
이번에 본 공연의 캐스트는 알라딘 역의 서경수 배우, 지니 역의 강홍석 배우, 자스민 역의 민경아 배우였다.
처음 무대 세트는 브로드웨이 버전과 비슷해 보였다. 초반 도둑질 장면도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알라딘은 멜로디가 강조되는 구간에서는 편안하게 노래했다. “One Jump Ahead”와 “Proud of Your Boy”는 중음역 중심의 멜로디에 작은 음정 변화가 많은 곡으로, 노래를 들으며 다시금 그렇게 느꼈다. 알라딘은 멜로디를 잘 따라갔지만, 음정이 종종 불안정했다. 이는 테너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이며, 특히 말하는 음역과 겹치는 중간 음역대에서, 말과 노래의 진동수가 비슷할 때 나타나곤 한다. 흥미롭게도 이 배우가 다른 곡을 부른 온라인 영상에서는 훨씬 안정적인 음색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공연에서는 중음역 중심의 라이브 뮤지컬 특유의 부담이 작용한 듯하다. 가끔의 불안정은 라이브 공연의 특성상 이해할 수 있지만, 곡의 전체적인 감동에는 영향을 주었다.
반면 자스민이 “These Palace Walls”를 부를 때는, 안정적이고 깔끔한 가창에 안도감을 느꼈다.
“Diamond in the Rough”는 “흙 속의 다이아몬드”로 번역되었다. 의미 전달은 되지만, 이 표현은 단순히 흙만 털어내면 빛나는 보석이 된다는 인상을 준다. 반면 원어 표현은 '다듬기 전의 원석'으로, 갈고닦아야 진가를 발휘하는 존재라는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다이아몬드 원석”이라는 표현이 의미도 더 정확하고, 가사 리듬상으로도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이 문구는 극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중요한 테마이기 때문에, 원래 의미를 좀 더 충실히 반영한 번역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영어의 “rough”는 마찰음으로 끝나고, “석”은 파열음으로 끝나므로, 발음 리듬상으로도 극적인 전달력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알라딘의 세 친구들은 연기와 노래 모두 인상적인 실력을 보여주었다.
동굴 입구는 커튼에 그려진 형태로 표현되었는데, 공연 기간이 7개월로 짧은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선택이었다. 커튼이 열리면 무대 뒤편에 동굴의 내부가 나타나고, 그 앞에 여러 개의 보물탑이 배치되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검은 외벽과 빛나는 눈으로 표현된 외부가 암전 후 자연스럽게 회색조의 내부로 전환되었는데, 이는 간단한 조명 전환과 이동 레일을 활용한 장치 덕분이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보물탑을 빠르게 들여오기 어려웠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무대 앞에 커튼을 내려 입구를 표현했다. 브로드웨이처럼 조명을 좀 더 활용했다면 무대 흐름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또한 지니가 무대 아래에서 튀어나오지 않고 무대 뒤에서 걸어나온 점도 아쉬웠다. 브로드웨이처럼 승강 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은 종종 커튼 박스나 대형 소품 뒤에서 등장하거나 퇴장했는데, 이런 점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지니의 초반 목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공연이 진행되며 점차 회복되었지만, 앙상블 장면에서는 여전히 그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홍석 배우의 연기력이 공연을 견인했다. 합창과 댄서들이 함께했지만, 무려 20분 가까이 이어진 일인극 같은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브로드웨이와 마찬가지로 지니는 세 개의 문 뒤에서 소원을 예시하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그중 하나는 100억~200억 원의 시그니엘 아파트로, 관객의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자파와 이아고는 브로드웨이처럼 좋은 코믹 호흡을 보여주었고, 번역도 꽤 매끄러웠다.
1막이 끝나고, 아들이 “자스민 나오기 전까지는 노래가 불편했어”라고 말했는데, 나도 그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1막은 초반에는 알라딘 중심, 후반에는 지니 중심의 구성이라 다른 인물들은 비중이 적은 편인데, 주연들의 음정 불안정이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2막은 아바브와 왕자 알리의 등장을 시작으로, 지니의 목소리도 한결 편안해졌다. 마법 양탄자 장면은 브로드웨이와 유사하게 연출되었다. 자스민의 목소리는 맑고 아름답게 울려 퍼졌으며, 배역에 어울리는 음색을 지녔다. 다만 그녀가 더 많은 곡을 부를 기회가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막 내내, 배우들이 큰 소품 뒤로 퇴장할 때마다 승강 장치가 없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자파의 퇴장도 아래로 사라지는 대신, 뒤편의 큰 상자 속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처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춤과 합창은 여전히 강했고, 알라딘의 친구들도 연기와 노래 모두에서 계속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다.
공연 기간이 짧으면 무대 장치에 예산을 많이 쓰기 어려운 건 이해된다. 브로드웨이는 투어 경험이 많아 무대 장비도 표준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주연 배우들의 음정 불안정이 공연 전체의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뮤지컬은 라이브 공연인 만큼 컨디션 난조가 있을 수 있지만, 음악 감독과 프로듀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배우들을 지원하고, 반복되는 문제를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한국 공연계의 멀티캐스팅 시스템은 유연한 커버나 대체가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녹화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개선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브로드웨이라고 해서 완벽하지는 않다. 인간의 노력이 완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좋은 노래, 좋은 연기, 좋은 연출이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할 때, 한국 공연이 브로드웨이 공연보다 더 인상적일 수 있다는 것도 여러 번 경험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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