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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cu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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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한국 non-replica 드라큘라는 브로드웨이판의 서사를 크게 다듬어 인과관계와 인물의 동기를 명확하게 만들었다. 압도적인 무대와 배우들의 연기가 이를 설득력 있게 뒷받침하며, 결말은 여전히 강한 감상적 멜로드라마로 남는다.

Musical Reviews › Licensed in Korea › 2026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원 출처나 관련 기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한국 초연:

2014

세계 초연:

2001

관람 년도:

2026

공연 극장명: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

리뷰

줄거리

정신병원에 수용된 렌필드의 이야기로 극이 시작된다. 렌필드는 조나단 하커의 전임 변호사로, 업무를 위해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 성을 방문했다가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여 정신병원에 입원한 인물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대화하며 드라큘라를 ‘주인님’이라고 부른다.

조나단 하커가 런던의 저택 구매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드라큘라 성을 방문한다. 성 안에는 엘리자베타를 그린 거대한 초상화가 걸려 있다. 하커는 원래 약혼녀 미나와 함께 오기로 했지만 기차가 연착되어 혼자 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드라큘라는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미나가 오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미나는 늦게 성에 도착한다. 드라큘라는 미나를 보는 순간 오래전 사랑했던 엘리자베타를 떠올리고 크게 놀라며 유난히 친근하게 대한다. 미나와 하커는 성의 분위기와 드라큘라에게서 이상한 느낌을 받고, 하커는 미나에게 다음 날 아침 첫 기차를 타고 떠나라고 한다. 미나와 하커는 처음 만난 휘트비 베이의 추억을 되새기고, 드라큘라는 미나를 떠올리며 다짐한다.

다음 날 하커가 면도를 하다가 베이고, 드라큘라가 피를 보고 본능적으로 접근하지만 십자가 때문에 물러난다. 대화 중 하커가 미나가 이미 떠났다고 말하자 드라큘라는 분노한다. 그는 하커에게 런던 저택 구매 계약을 빨리 마무리하라고 압박하고, 추가로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직장에 결근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이후 세 명의 뱀파이어 슬레이브가 하커에게 접근하고, 드라큘라가 나타나 이들을 막는다. 대신 드라큘라 자신이 하커의 피를 마시고 젊음을 되찾은 뒤 슬레이브들에게도 흡혈을 허락한다. 하커는 쇠약해진 채 성에 남겨진다.

한편 정신병원의 렌필드는 “휘트비 베이에 가는 것은 계획에 없었습니다, 주인님”이라고 말한다. 반 헬싱이 그를 관찰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온다. 렌필드를 유도심문하여 드라큘라가 배를 타고 영국으로 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피를 탐하는 렌필드를 보며 그는 오래전 자신의 아내 줄리아를 앗아간 노스페라투가 돌아오고 있다고 확신한다. 병원장은 그것은 오래전 일이며 그의 아내는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반 헬싱은 격렬하게 반응한다.

드라큘라는 휘트비 베이에서 미나 앞에 나타난다. 미나는 그를 어디선가 본 것 같다고 묻는데, 드라큘라는 만날 사람이 있어서 영국에는 처음 왔다고 한다. 그때 루시가 호들갑스럽게 나타나서 3명에게 청혼받았다고 한다. 루시는 자신에게 청혼했던 세 남자 가운데 가장 잘생기거나 가장 똑똑해서가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사랑했던 아더를 선택한다. 미나는 그녀를 축하한다.

휘트비 베이에서 밤이 되어 몽유병 상태로 돌아다니던 루시의 목을 드라큘라가 가볍게 문다. 이를 본 미나는 놀라지만 드라큘라는 그녀를 엘리자베타라고 부르며 설득하려 한다. 미나는 순간적으로 그에게 끌리는 듯하다가 결국 거부한다. 화가 난 드라큘라는 이번에는 루시의 목을 강하게 물고 떠난다.

깨어난 루시는 이상한 꿈을 꿨다고 하고, 미나는 아침이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은 하커가 부다페스트의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가야 한다며, 둘 다 서로의 결혼 계획을 축하하고 헤어진다.

기차역으로 향한 미나 앞에 다시 드라큘라가 나타난다. 드라큘라는 미나의 긴장을 풀어주며 자신의 과거를 들려준다. 오래전 신앙심이 깊던 왕자였던 그는 엘리자베타를 사랑했지만 전쟁에 나가야 했다. 엘리자베타는 돌아온 그를 맞이하는 순간 등 뒤에서 칼에 찔려 죽고, 드라큘라는 그녀를 죽인 자를 찌른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않은 신을 원망하고, 흰 십자가를 칼로 찔러 붉게 변하게 하며 뱀파이어가 되어 죽지 않는 삶을 얻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드라큘라의 이야기에 미나는 다시 한번 마음이 흔들리지만 결국 정신을 차린다. 다시는 자신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말한 뒤 그를 지나쳐 걸어간다. 그러자 무대 왼쪽에는 부다페스트에서 치료받고 있는 하커가 나타난다. 미나는 하커에게 결혼하자고 말한다.

무대는 곧바로 결혼식장으로 바뀐다. 한쪽에서는 미나와 하커가, 다른 쪽에서는 루시와 아더가 결혼한다. 루시의 결혼식장을 드라큘라가 서성인다. 루시가 부케를 뒤로 던지고 드라큘라가 받은 순간 루시가 쓰러진다.

루시의 침실에서 남편 아더와 퀸시, 잭은 루시를 걱정하며 흡혈귀에 관한 권위자인 반 헬싱 교수를 기다린다. 반 헬싱은 루시를 데리고 들어오며, 루시가 드라큘라에게 물렸으며 그가 찾아올 것을 경고하고 성수, 마늘과 십자가를 이용해 그녀를 보호한다. 루시는 아더에게 신혼 첫날이라 미안하지만, 마늘 냄새가 심하니 편한 방에서 쉬라고 내보낸다.

사람들이 사라지자 루시는 성수를 버리고, 마늘과 십자가를 직접 치워 서랍에 넣는다. 그리고 드라큘라에게 오라고 그를 부른다. 드라큘라와 세 명의 뱀파이어 슬레이브가 나타나고, 루시는 침대에 눕는다. 드라큘라는 그녀의 목을 문다. 장면은 그대로 암전된다.

다음 날 아침 아더가 루시의 방으로 들어온다. 루시의 목에 있던 상처는 사라져 있고, 상태도 전날보다 훨씬 좋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곧 루시는 아더를 유혹하다가 흡혈귀의 본색을 드러낸다. 방에 들어온 사람들 사이에서 반 헬싱이 성경책을 루시의 가슴 위에 올리자 연기가 피어오르고, 루시는 죽는다.

루시의 장례식이 열린다. 반 헬싱은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며, 피를 빼앗기고도 체력으로 버틴 하커는 살아남을 수 있지만 루시는 드라큘라의 피까지 마신 상태이므로, 2주 후 뱀파이어가 되어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장례가 끝난 뒤 드라큘라가 묘지에 나타난다. 죽었던 루시는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무덤 입구에서 기괴한 몸짓으로 나오고, 그녀를 드라큘라가 조종한다. 한 남자가 다가오자 루시는 그의 목을 공격한다. 세 명의 뱀파이어 슬레이브 역시 땅에서 기어나와 사람들을 공격하며 1막이 끝난다.

2막

2막은 다시 2주 후 루시의 묘지에서 시작한다. 반 헬싱과 아더, 잭, 퀸시, 미나와 하커가 들어온다. 반 헬싱은 흡혈귀가 된 루시에게 진정한 죽음을 주려면 심장에 말뚝을 박아야 한다고 설명하고, 일행은 그녀를 찾아 무덤 입구로 들어간다.

공동묘지의 정문으로 붉은 드레스를 입은 루시가 한 남자의 목에 붉은 끈을 걸어 끌고 나와 무릎을 꿇린다. 루시가 다시 그를 공격하려는 순간 일행이 나타나 남자를 구하고 루시를 막는다. 루시가 아더에게 사랑을 호소하지만, 결국 아더가 심장에 말뚝을 박고 그녀는 영원한 죽음을 맞는다.

친구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미나는 충격을 받아 비틀거리며 무대 앞으로 나온다. 그 사이 무대가 회전해 광장으로 변한다. 미나는 드라큘라에게 숨어 있지 말고 나오라고 외친다. 드라큘라는 실제 모습이 아니라 투사된 영상으로 나타나 미나와 대화한다. 미나는 당신이 친구 루시를 죽였다고 하고, 드라큘라는 인간들이 그녀를 죽였다고 반문하며 자신은 그녀에게 영원을 주었다고 한다. 미나는 삶도 죽음도 아닌 것이 그가 말하는 영원한 삶이냐고 묻는다.

반 헬싱이 나타나 미나에게 드라큘라의 영향력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렌필드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자 미나도 동행하겠다고 한다.

정신병원에서 렌필드는 미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한다. 미나는 그와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모두 나가게 한다. 렌필드는 자신은 주인님의 종일 뿐이지만, 미나는 주인님의 삶 자체라고 말한다. 미나는 렌필드가 받을 보상이 뭐길래 그에게 충성하냐고 묻는다. 하찮은 곤충들과 영원한 삶에 대한 약속뿐인 그 상태를 진정 원하냐며 진심으로 그를 걱정한다. 렌필드는 잠시 제정신으로 돌아와 미나에게 항구의 배에서 미나의 방까지 드라큘라는 금방 이동할 수 있으며, 안전을 위해 런던을 떠나라고 경고한다. 렌필드는 자신이 한 말에 깜짝 놀라 주인님에게 자신이 충직했다고 전해 달라고 말하며 떤다.

미나 일행이 떠난 뒤 드라큘라가 렌필드에게 나타난다. 렌필드가 충직했던 종이었다고 말하며 자신의 팔에 상처를 내고, 흘린 피를 갈망하는 렌필드의 눈앞에 보여준 뒤 마시지 못하게 하고 사라진다. 렌필드는 드라큘라에게 돌아오라고 절규한다.

하커는 런던에 있는 드라큘라 저택의 열쇠를 가져오고, 반 헬싱과 일행은 미나를 남겨둔 채 저택을 정화하기 위해 떠난다. 미나는 드라큘라의 존재를 느끼고, 그를 이해하게 되면서 강하게 끌려 침대로 인도한다. 결국 그의 가슴을 물어 피를 마신다. 반 헬싱과 아더, 잭, 퀸시, 하커가 집으로 돌아와 드라큘라를 공격한다. 그러나 그의 막강한 힘에 모두 쓰러지고, 반 헬싱의 성경책은 불에 타오른다. 드라큘라가 그를 죽이려 하는 찰나, 미나가 아무도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드라큘라는 공격을 멈추고 발코니로 뛰어나가 아래로 떨어지며 탈출한다.

미나 덕분에 살았다고 말하며 반 헬싱은 그의 다음 행방을 추리한다. 미나에게 렌필드와의 대화에서 알아낸 바가 없냐고 묻자, 그녀는 드라큘라가 배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반 헬싱은 그가 트란실바니아로 돌아갈 것이라 추측한다. 고맙다는 반 헬싱의 말에 미나는 드라큘라에게 접속된 듯 이상한 어조로 대답한다.

반 헬싱은 미나가 드라큘라의 피를 마셔 그의 영향 아래 놓였으며, 드라큘라를 죽여야만 미나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나는 자신이 삶보다 죽음이 나은 존재가 된다면 자신을 죽여 달라고 남자들에게 부탁한다. 아더와 잭, 퀸시는 그 부탁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차례로 수락한다. 하커만은 아내를 자신의 손으로 죽일 수 없다며 절규하지만, 결국 미나와의 약속을 받아들인다.

하커가 미나를 보호하기 위해 침대 곁에 머무르는 동안 반 헬싱이 들어온다. 그는 해질 무렵과 동틀 녘에만 미나에게 최면을 걸어 드라큘라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며 협조를 부탁한다.

최면이 시작되자 무대 왼쪽 상부에서 드라큘라의 관이 와이어를 타고 내려온다. 관 속에서 드라큘라가 말하고 행동하면 최면에 걸린 미나가 이를 되풀이한다. 반 헬싱은 미나가 묘사하는 파도와 소 울음소리 등을 통해 드라큘라가 자신의 성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알아낸다.

드라큘라는 배를 타고 일주일 걸려 이동하지만, 일행은 프랑스 알프스와 부다페스트를 거쳐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면 약 사흘 만에 도착하므로 먼저 대비할 수 있다고 계산한다.

반 헬싱은 미나와 나중에 따라가기로 하고, 하커와 아더, 잭, 퀸시 네 남자를 먼저 보낸다.

무너진 드라큘라 성에 드라큘라가 나타난다. 그는 자신이 이런 삶을 원했던 것이 아니라고 복잡한 마음으로 관 속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수직으로 서 있던 관이 내려오면서 수평으로 무덤 자리에 안착한다.

네 남자가 성에 도착해 주위를 살피다가 관을 발견한다. 관을 열자 드라큘라가 누워 있다. 이들이 성경과 십자가를 내보이자 관 뚜껑이 다시 닫힌다.

뒤이어 반 헬싱이 나타난다. 그는 미나는 안전하게 마차에 남겨 두었다고 말한다. 네 남자는 드라큘라가 관 안에 있다고 알려주지만, 다시 관을 열어보니 드라큘라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곧 세 명의 뱀파이어 슬레이브가 나타나 일행을 공격하고 드라큘라도 합세한다. 모두 전투에 참여하며 슬레이브를 쫓아간다.

무대 위에 남아서 싸우던 도중 반 헬싱은 한 슬레이브가 공격하자 심장에 말뚝을 박는다. 그런데 그녀의 정체가 바로 오래전 잃어버린 자신의 아내 줄리아였음이 드러난다.

반 헬싱은 드라큘라가 아내의 영혼을 파괴했으며 이제 자신까지 아내를 죽인 살인자로 만들었다고 절규한다. 그는 줄리아를 안고 집으로 가자고 말한다. 극 초반 누구도 믿지 않았던 반 헬싱의 이야기가 비극적인 방식으로 사실임이 밝혀진다. 드라큘라는 더욱 혼란에 빠져 무대를 내려간다.

전투가 끝나고 모두 떠난 뒤 미나가 홀로 드라큘라 성으로 들어온다.

드라큘라의 관 옆에 큰 막으로 가려져 있던 물체를 미나가 드러내자, 드라큘라 저택 안에 있던 거대한 초상화가 다시 나타난다. 그러나 처음과 그림이 달라져 있다. 홀로 있던 엘리자베타가 이제 뒤에 서 있는 한 남자에게 기대어 있다.

드라큘라가 나타나고 두 사람만 남는다. 미나는 이미 결심했다며 드라큘라를 사랑하고 그를 따라가겠다고 한다. 그러나 드라큘라는 그녀를 뱀파이어 슬레이브와 같은 비참한 삶 속에 가둘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 역시 더 이상 이런 삶을 원하지 않으며 영원한 안식을 얻고자 한다.

드라큘라는 관을 향해 걸어간다. 미나는 그럴 수 없다며 함께하자고 하지만, 그는 두 손으로 칼과 미나의 한 손을 함께 감싼 채 관을 향해 걸어간다. 그 상태로 수직으로 서 있는 관으로 들어가고, 여전히 미나의 손을 잡은 채 크게 팔을 휘둘러 자신의 가슴을 찌른다.

미나가 절규하는 사이 관 뚜껑이 닫히고 관은 다시 수평으로 놓인다. 미나는 드라큘라는 사랑을 원했을 뿐이라고 말하며 관 위에 몸을 기대어 그를 떠나보낸다. 드라큘라가 마침내 영원한 안식을 얻은 가운데 막이 내린다.


리뷰

원작 소설은 오래전에 동화책으로 읽은 기억밖에 없었고, 공연 전에 지하철에서 Wikipedia의 뮤지컬 줄거리를 읽고 들어갔다 (https://en.wikipedia.org/wiki/Dracula,_the_Musical). 그런데 실제 한국 공연은 상당히 달랐다. 그래서 첫 관람부터 유독 줄거리에 집중하게 되었고, 두 번째 관람에서는 장면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시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non-replica production이 단순히 장면을 추가하거나 한국 관객의 취향에 맞춘 정도가 아니라, 이야기의 빈틈을 상당히 체계적으로 다시 연결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와일드혼의 극은 강한 넘버 사이를 서사가 이어가는 구성이라는 인상이 있었는데, 이번 드라큘라는 서사가 탄탄해서 극과 노래가 잘 어우러졌다. 프로시니엄의 높이를 거의 전체 다 이용해 구조물을 높게 제작했고, 네 개의 독립적인 회전무대, 트랩도어, 와이어 하강 등 다양한 장치를 사용했다. 무대 역시 압도적이었다.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는 하커가 도착한 뒤 만찬에서 그의 서류 속에 있던 미나의 초상화를 보고 드라큘라가 놀라는 장면이 나온다. 한국 공연에서는 드라큘라가 미나가 늦은 기차로 도착할 것이라고 하커에게 미리 말하고, 실제로 드라큘라 성에 도착한 미나를 직접 보는 것으로 변경했다. 또한 저택에 있던 대형 초상화 아래에 미나가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엘리자베타가 미나로 돌아왔다는 드라큘라의 믿음을 강하게 각인시킨다. 이 초상화는 2막 마지막에 다시 등장하고, 그때는 엘리자베타 뒤에 한 남자가 함께 그려져 있다. 과거 인간이었던 드라큘라와 엘리자베타의 행복했던 시간까지 하나의 이미지로 연결한 셈이다.

미나가 실제로 트란실바니아까지 가게 되면서 휘트비 베이 듀엣 역시 미나와 하커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부르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이후 휘트비 베이에서 젊어진 드라큘라를 본 미나는 어디서 본 적이 있지 않느냐고 묻고, 드라큘라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녀의 손에 키스한다. 뒤의 설명을 길게 반복하지 않고 바로 루시를 등장시키지만 앞 장면과의 연결은 살아 있다. 이런 작은 연결들이 반복되어 극 전체가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렌필드도 잘 활용했다. 한국판에서는 그가 하커의 전임자로 계약 업무를 위해 드라큘라 성을 방문한 뒤 이상 증세를 보여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는 설정을 추가했다. 덕분에 극이 시작되기 전부터 드라큘라와 런던의 계약이 이어져 있었다는 사실이 설명되고, 훗날 렌필드가 잠시 제정신으로 돌아와 미나에게 드라큘라의 움직임을 경고하는 장면에도 개연성이 생긴다.

렌필드는 자신은 주인님의 종일 뿐이지만 미나는 주인님의 삶 자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결국 미나에게 도망가라고 경고하며 드라큘라를 배신한다. 이후 드라큘라는 자신의 팔에 상처를 내 피를 보여주고, 영원한 삶을 갈망하는 렌필드가 그것을 마시려 하자 끝내 허락하지 않은 채 사라진다. 죽이는 것보다 렌필드의 가장 큰 욕망을 눈앞에서 보여주고 거두어버린 것이 그에게는 더 잔인한 복수처럼 보였다.

반 헬싱 역시 한국판에서 훨씬 명확한 개인 서사를 갖는다. 한국 버전에서 추가된 솔로 “The Last Man Standing”과 함께, 오래전 아내 줄리아를 노스페라투에게 잃었다는 설정이 들어가면서 그가 왜 그토록 드라큘라를 추적하는지 설명한다. 극 초반에는 주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믿지 않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반 헬싱이 심장에 말뚝을 박은 뱀파이어 슬레이브가 바로 줄리아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장면은 반 헬싱의 집착을 감정적으로 완전히 회수하는 동시에, 드라큘라에게도 자신이 만들어온 영원의 실체를 다시 보여준다. 사랑했던 사람이 영원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곁에 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를 잃은 뱀파이어 슬레이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결과를 미나에게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마지막 선택에도 설득력을 더한다.

2010년 오스트리아 프로덕션에서 추가된 넘버 “The Invitation“은 한국 프로덕션에서도 의미가 잘 살아났다. 루시는 이미 드라큘라에게 물린 상태에서 성수와 마늘, 십자가를 자신의 손으로 치우고 드라큘라를 불러들인다. 단순히 피해자가 다시 공격받는 것이 아니라, 이미 드라큘라와 동조하기 시작한 루시의 잠재된 욕망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되었다.

미나는 하커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드라큘라에게 두려움과 동정을 느끼며 매료된다. 결국 자신의 의지로 드라큘라의 가슴을 물어 그의 피를 마신다. 극에서는 피의 교환 전체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반 헬싱의 설명에 따르면 드라큘라의 피를 마신 미나는 즉시 완전한 뱀파이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영향 아래 놓이고, 죽음 이후 뱀파이어가 될 위험에 처한다. 이를 막을 유일한 방법은 드라큘라를 죽이는 것이다.

드라큘라가 악마적 존재가 된 출발점에는 엘리자베타가 있다. 그는 원래 신실한 사람이었지만 사랑하는 아내가 자신의 눈앞에서 죽자 그녀를 지켜주지 않은 신을 원망한다. 흰 십자가를 칼로 찔러 붉게 만드는 행위는 우연히 저주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신과 결별하고 직접 대항한 선택임을 보여준다. 이후 400년 동안 이어진 그의 저주받은 삶의 중심에는 엘리자베타가 있어 왔다.

그런 드라큘라가 미나를 엘리자베타의 귀환으로 믿고 집착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미나가 하커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당신은 나와 결혼했잖아”라고 말하는 대사도 이 인식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마지막 선택에는 한 가지 과정이 빠져 있다. 드라큘라는 언제 미나를 엘리자베타의 귀환이 아니라 미나라는 별개의 인간으로 보기 시작했을까. 극은 그 전환점을 분명히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초상화를 이용하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초상화 속 엘리자베타 곁에 있던 행복했던 왕자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드라큘라는 무엇을 위해 신을 배신하고 악마로 400년을 살아왔는가. 그리고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 여인은 누구인가. 그 답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는 이미 미나를 사랑하고 있고, 그녀를 자신처럼 파괴하고 싶지 않다.

과거의 엘리자베타와 인간이었던 자신은 이미 사라졌고, 눈앞에는 미나라는 현재의 인간이 있다. 그렇게 해석한다면 그의 죽음은 단순한 자기희생을 넘어선다. 미나를 놓아주는 동시에 엘리자베타와 400년 동안 붙들고 있던 과거, 그리고 자신의 불멸까지 함께 놓아주는 선택이 된다.

지킬 앤 하이드와 비교하게 되는 이유도 있다. 두 작품 모두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고, 주인공이 자신의 존재와 연결된 파괴적인 힘을 결국 자신의 죽음으로 끝낸다는 점에서 구조가 닮아 있다. 그러나 지킬의 출발점은 인간의 본성을 과학으로 통제하려는 욕망이었고, 신과 직접 대립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반면 드라큘라는 신실했던 사람이 아내의 죽음으로 신을 직접 거부하고, 그 결과 저주받은 존재가 된다.

그래서 또 하나 끝까지 회수되지 않는 축은 종교적 결말이다. 드라큘라에서는 신과의 결별이 인물의 탄생 자체를 설명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미나를 위해 불멸을 포기하면서도 그는 신과 화해하거나 자신의 선택을 회개하지 않는다. 그의 죽음은 기독교적 구원이라기보다 스스로 저주받은 삶을 끝내는 개인적인 선택에 가깝다.

현대적 극작에서 반드시 이 관계를 종교적으로 닫아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지킬이 자신이 만들어낸 하이드를 자신의 죽음으로 끝내는 것과 달리, 드라큘라에게는 신과의 직접적인 대립이 존재의 출발점이었다. 그만큼 이 축이 결말에서 다시 언급되지 않는 것이 더 크게 느껴졌다. 두 인물 모두 마지막에 무엇인가를 깨닫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만, 그 깨달음의 대상은 신이 아니다.

스토리는 상당히 잘 봉합되어 있는데도 결말이 유독 감상적인 멜로드라마처럼 느껴졌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드라큘라의 존재 이유와 미나–엘리자베타의 관계, 그리고 신과의 대립까지 조금 더 존재론적으로 연결했다면 감상성은 줄고 비극의 무게는 더 커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프로덕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대였다. Wikipedia에 나온 줄거리와는 상당히 달랐지만, 변경된 서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에는 무대 역시 큰 역할을 했다.

무대는 네 개의 회전 동심원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회전판을 이용해 단순히 장면을 전환하는 수준이 아니라 각각을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공간 자체를 계속 변화시켰다.

특히 높은 벽 구조물이 인상적이었다. 무대에는 여덟 개의 긴 기둥형 벽체가 배치되어 있었다. 이들은 네 개의 동심원형 회전판을 따라 공전하는 동시에 각 기둥 자체도 회전했다. 따라서 단순히 세트 전체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기둥의 위치와 방향을 조합해 일렬 배치, 지그재그, 좌우 대칭, 점대칭 등 서로 다른 공간을 계속 만들어냈다. 같은 구조물을 사용하면서도 정신병원, 성, 실내와 야외가 전혀 다른 공간처럼 보인 이유였다.

정신병원 장면에서는 벽으로 쓰였던 구조물 일부의 내부를 밝혀 환자들이 안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별도의 거대한 장치를 추가하지 않고도 3차원적인 구경거리를 만들었다. 지나치지 않지만 밋밋하지도 않게 처리한 균형이 좋았다.

무대 앞쪽 바닥에는 다른 장치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수평 자국도 남아 있었다. 회전무대 외에도 추가적인 이동 장치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직 공간의 활용도 뛰어났다. 높은 벽과 거대한 초상화, 와이어를 이용한 관의 등장 등 무대 높이를 끝까지 사용해 일반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보다는 대형 오페라 무대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묘지 장면의 처리도 좋았다. 무대에 완만한 경사를 만들어 아래쪽 공동묘지로 내려가는 언덕처럼 보이게 했고, 뱀파이어 슬레이브들은 그 아래에서 한 명씩 모습을 드러냈다. 대형 트랩도어로 하부무대를 크게 여는 방식은 아니었다. 경사면에 만든 작은 출입구를 조각 형태의 바닥재로 가려 두었다가 배우들이 천 사이를 뚫고 올라오는 것처럼 등장했다. 비교적 단순한 장치였지만 실제로 무덤 아래에서 솟아나는 듯한 효과가 좋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최면 장면이었다. 무대 왼쪽 위에서 드라큘라의 관이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고, 관 속 드라큘라의 행동과 생각을 최면에 걸린 미나가 그대로 따라 한다.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나지 않으면서도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매우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관은 처음에는 세워진 상태로 등장한 뒤 천천히 내려오며 수평으로 놓였다.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무대 자체가 하나의 배우처럼 기능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연출은 초상화였다. 공연 초반에는 엘리자베타가 혼자 서 있는 초상화였지만, 마지막에는 한 남자에게 기대어 있는 그림으로 바뀌어 있었다. 마지막 선택을 앞둔 미나와 드라큘라에게 과거의 관계를 다시 제시하는 장치로 기능했다.

LG 시그니처 홀은 스피커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어쿠스틱 처리가 잘 되어 있어 보다 정교한 음향을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다른 공연들에 비해 다소 투박하게 들렸다. 뱀파이어 슬레이브의 목소리는 웅웅거리며 번졌는데 환상적인 분위기를 위한 의도적 처리였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2막 미나의 “If I Could Fly“에서 가늘게 튀어나오는 현악기와 두 번째 관람에서의 드럼 사운드는 기억에 남았다. 전체적으로는 압도적인 공연장 시설에 비해 음향 자체가 강한 인상으로 남지는 않았다.

배우들은 전체적으로 합이 좋았다. 두 번 관람했는데 캐스팅 조합에 따라 공연의 분위기가 상당히 달랐다.

첫 관람의 김준수, 조정은, 임정모, 이아름솔 조합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김준수의 존재감이 컸고, 조정은과 임정모의 절제된 대사와 음량 조절이 무거운 극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루시는 두 번 모두 이아름솔이었는데, 록적인 긁는 발성을 적절하게 사용했고 충분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흡혈귀로 변한 뒤의 변화도 자연스러웠다.

두 번째 관람은 전동석, 김환희, 강태을, 이아름솔 조합이었다. 여기에 하커 역의 진태화도 좋았다. 첫 번째 조합이 비교적 절제된 방향이었다면 두 번째는 벼락치듯 강렬했다.

드라큘라 역의 김준수는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노인이 젊어지는 장면은 특수 얼굴 가면을 이용한 빠른 분장 전환으로 구현되었는데,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보았던 방식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외형은 크게 변했지만 목소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모음을 어둡게 처리하는 독특한 발성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어’를 거의 ‘오’에 가깝게 마무리하는 발음이 드라큘라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두 번째 관람의 전동석에 비하면 날렵하고 젊은 드라큘라였다. 때로는 교활하고, 때로는 정말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보였으며 주위의 분위기를 존재감으로 압도했다. 마지막에는 악역이라기보다 400년 동안 저주 속에 살아온 비극적인 인물이라는 점이 잘 드러났다.

조정은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였다. 예전 콘서트에서는 비교적 조용하게 노래한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절제된 표현이 오히려 미나라는 역할에 잘 어울렸다. 강하게 벨팅하기보다 호흡을 섞은 약한 발성으로 감정을 표현했고 필요한 순간에만 벨팅을 사용했다. 비브라토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느낌이었다. 우아했고, 때로는 격정적이었다.

특히 2막에서 최면 이후 반 헬싱에게 “도움이 되었나요?”라고 묻는 짧은 대사는 소름끼치도록 드라큘라에게 잠식된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드라큘라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조금씩 영향을 받는 상태를 목소리만으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잔잔하게 감정을 쌓아가다가 특정 부분에서만 크게 터뜨리는 방식에서 강한 심지가 느껴졌고, 전체 배우 중 내가 생각한 미나라는 캐릭터의 모습에 가장 가까웠다.

임정모의 반 헬싱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과장하거나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연기와 노래가 오히려 반 헬싱이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마지막 줄리아 장면은 공연 전체에서 가장 슬픈 순간 중 하나였다.

권위 있으면서도 단단하고, 굳이 소리치지 않는 반 헬싱으로 해석할 줄은 몰랐는데 신선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다른 극에서 배우 자신의 모습이 분장을 했어도 어느 정도 보였는데, 이 극에서는 역할이 더 보였다. 반 헬싱의 연기 톤과 노래를 들으면서 배우로서 성장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분 좋은 발견이었다.

렌필드는 두 번 모두 조성린이 연기했다. 광기와 충성심, 양심 사이를 오가는 연기가 매우 좋았다. 락커 발성도 짜릿했다. 특히 미나에게 도망가라고 경고한 뒤 자신이 한 말에 스스로 놀라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첫 공연에서 하커를 연기한 임현준은 키가 크고 잘생긴 외형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극에서는 드라큘라에게 피를 빨려 쇠약해진 모습이 잘 표현되었다. 성에 다녀온 뒤 쇠약해졌다는 대사가 있었고, 결혼식 장면에서는 지팡이를 짚을 정도로 약해진 상태에서도 결혼을 강행한다. 이후 2막에서는 다시 회복해 드라큘라를 추적하는 인물이 된다.

세 명의 브라이드의 가창은 잘 들리지 않았다. 배우들의 문제인지 음향 밸런스의 영향인지는 구분하기 어려웠다.

두 번째 관람에서 드라큘라를 연기한 전동석은 처음 대사를 노인의 목소리로 시작했고, 회춘 장면에서 갑자기 얇고 비브라토가 덜 들어간 목소리로 바꾸어 실시간으로 젊어지는 것을 표현했다. 그러나 이후의 노래와 대사에서는 다시 굵은 원래 목소리로 돌아왔다. 바리톤 특유의 두꺼운 음색이었고, 목청이 크며 강조할 부분은 긁으면서 더 크게 노래해 시원했다.

감정적인 성향이 노래에서도 드러났다. 긴 프레이즈에서 음량이 다소 너울거리고 비브라토도 느리고 넓었다. 압도적인 성량과 격렬한 연기로 드라큘라를 표현했다.

조정은의 미나가 조용히 노래하며 감정을 쌓아간다면 김환희의 미나는 폭발하는 스타일이었다. 강한 벨터였다. 드라큘라와 휘트비 베이에서 만나 나누는 대화 역시 일상적인 대화 톤보다는 연극적인 대사 톤에 가까웠고 말도 빨랐다. 감정선은 잘 살렸고, 동작과 감정의 폭이 큰 드라마틱한 미나였다.

하커를 연기한 진태화는 연기도 노래도 잘 보였다.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운 남편으로 보였고, 쇠약해진 상태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미나를 죽여야 할 수도 있다는 상황에서의 갈등 역시 믿기게 노래했다.

반 헬싱을 연기한 강태을은 내가 예상했던 반 헬싱의 연기 톤과 잘 맞았다. 임정모가 매우 차분한 목소리와 연기를 보여주었다면 강태을은 감정선이 더 진하고 날카로웠다. 노래가 좋았고 스테이지 프레즌스도 강했다.

Wikipedia에 소개된 브로드웨이 버전의 줄거리와 비교하면 상당히 다른 작품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변경된 내용은 단순히 장면을 추가하거나 삭제한 것이 아니라, 장면 사이의 인과관계를 보완하고 인물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한 수정으로 보였다.

특히 미나를 트란실바니아까지 오게 한 설정, 기차역에서 드라큘라의 과거를 직접 들려주는 장면, 렌필드와 반 헬싱의 전사를 보강한 방식, 최면 장면, 마지막 초상화와 결말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서사는 훨씬 매끄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드라큘라라는 인물의 가장 근원적인 두 축, 즉 미나와 엘리자베타의 관계, 그리고 신과의 결별은 마지막까지 완전히 닫히지 않는다. 대부분의 서사적 빈틈을 세심하게 봉합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 두 질문이 더 눈에 들어왔다.

결과적으로 이번 드라큘라는 단순한 흡혈귀 이야기라기보다 사랑과 상실, 그리고 저주받은 삶에서 벗어나려는 이야기로 느껴졌다. 무대는 압도적이었고, 새롭게 다듬어진 서사는 브로드웨이 버전보다 인물의 행동과 장면 사이의 인과관계가 훨씬 분명했다.

개연성이 부족해서 감상적인 작품이 아니라, 개연성은 상당히 잘 갖추었지만 마지막에는 여전히 감상적인 멜로드라마로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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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업데이트: August 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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