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ma Mia!
맘마미아!
투어 버전을 그대로 옮긴 브로드웨이 시트다운 형태로 돌아온 맘마미아!는 수동 무대 전환과 배우들의 에너지로 친숙하면서도 안정적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소피를 중심으로 앙상블과 조연들이 고르게 활약했고, 관객 반응과 라이브 밴드의 활력도 인상적이었다. 익숙한 가운데 작품의 힘을 확인한 공연이었다.
REVIEW
맘마미아!는 투어 버전의 무대와 제작 방식을 그대로 사용한 시트다운(sit-down) 공연으로, 현재 윈터 가든 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브로드웨이에서 시트다운이란 투어 프로덕션이 브로드웨이 극장에 정착해 공연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무대 운영을 투어 버전과 거의 유사하게 유지하며 재해석보다는 일관성을 우선한다. 그 결과 이 공연은 전 세계 다양한 무대—라이선스 공연을 포함해—에서 이미 작품을 접해본 관객들에게 즉각적으로 친숙하게 다가오면서도,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관람하는 즐거움을 함께 제공한다.
이러한 친숙함은 무대 언어에서도 강화된다. 한동안 무대를 기계적 장치와 레일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방식이 브로드웨이에 적용되어 왔지만, 최근 웨스트엔드 프로덕션 영상을 보면 완전히 수동으로 장면을 전환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도 무대 스태프가 직접 나와 무대를 전환하는데, 이는 기술적 후퇴라기보다 의도적인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브로드웨이 공연은 사소한 몇 가지만 제외하면 한국 라이선스 공연에서 보았던 것과 정확히 같은 버전이다. 가장 큰 변화는 박스 형태로 무대를 막던 방식을 없애고, 커튼과 같은 무늬의 여러 겹의 막을 양쪽에 배치해 오픈된 구조로 바꾼 점이다. 작은 디테일에서도 차이가 느껴졌는데, 예를 들면 도나의 오버롤 의상은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는 양쪽 어깨끈이 모두 있는 반면, 한국 공연에서는 왼쪽 어깨끈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사소한 선택들이 쌓여 조금씩 다른 해석을 곁드리는 것이 보였다. 도나가 전동 드릴로 직접 집을 수리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레일 시스템으로 무대를 이동시키는 방식보다는 사람이 밀고 당기며 세트를 전환하는 방식이 주제적으로도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나는 기계식 트랙을 사용한 버전을 본 적이 없어 직접적인 비교는 할 수 없다.
노래와 순서를 거의 외우다시피 아는 뮤지컬은 손에 꼽을 만큼 드물지만, 맘마미아!는 그런 작품 중 하나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직 보지 못한 다른 공연도 많은데 또 맘마미아를 봐야할까 고민되었다. 공연을 즐기기보다는 분석만 하고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완전히 몰입해 관람했고, 이번 공연은 나에게 큰 선물처럼 느껴졌다. 20년 전 같은 윈터 가든 극장에서 이 작품을 보았던 추억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소피 역 배우는 내가 본 브로드웨이와 한국 공연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다. 무리 없이 음정을 정확히 짚었고, 전반적으로 명료한 발성을 유지했다. 노래와 연기 모두 자신감 있게 소화했으며, 목소리는 전형적인 소피와는 달랐는데 그래서 더욱 좋았다.
도나는 감정 폭이 큰 메인 넘버에서 강한 벨팅을 선보였고, 앙상블 속에서도 분명하게 들렸다. 다만 Slipping Through My Fingers처럼 중음역의 부드러운 곡들에서는 비브라토를 중간에 추가하거나 음을 길게 끄는 경향이 있었는데, 박자를 임의로 늘이는 것을 들으면 긴장이 되었다.
반면 타냐와 로지는 기대 이상으로 효과적이었고, 코믹 타이밍도 매우 날카로웠다. Chiquitita를 들을 때마다 도나를 위로하기에는 가사가 딱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아왔는데, 두 배우의 호흡과 연기가 그 장면을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Super Trouper를 비롯해 타냐의 Does Your Mother Know, 로지의 Take a Chance on Me에서는 관객의 환호가 이어졌다.
아버지 후보 세 명 역시 모두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샘 카마이클은 내가 좋아하는 로커 같은 음색으로 노래했고, 연기에서도 연극적인 톤으로 감정을 강조했다. 해리는 기타를 연주하며 부드럽게 Our Last Summer를 불렀고, 세 인물 중 유일하게 일관된 영국식 억양을 사용했다. 도나가 해리의 수표 금액을 보며 “결혼식 네 번에 장례식 비용까지 낼 수 있겠다”는 대사를 하는 장면은 들을 때마다 여전히 재미있다.
소피와 두 친구는 보컬적으로 잘 어우러졌고, 다이나모스 역시 탄탄한 화음과 함께 배역에 잘 맞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스카이는 말할 때는 자연스러운 저음 바리톤을, 노래할 때는 한층 부드러운 톤을 들려주었다. 페퍼는 다이나모스 중 한 명의 아들이라고 해도 납득될 만큼 젊은 배우가 캐스팅되었다. 커튼콜에서 관객의 반응에 들떠 있는 배우들의 진심이 느껴졌는데, 특히 투어 공연에서 배우들이 관객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오케스트라는 윌 반 다이크가 피아노를 연주하며 지휘를 맡았다. 오케스트라석 맨 앞자리에 앉아 그의 지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연주 중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커튼콜에서는 무대 뒤 중앙에 자리한 드러머와 함께 연주하는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를 바라보는 것도 즐거웠다. 나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호했고, 퇴장 음악이 끝난 뒤 연주자 한 명이 가볍게 목례를 해 주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관객들 역시 공연을 분명히 즐기고 있었고, 많은 이들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음악과 소리가 가득 찬 장면에서는 따라 부르는 것이 크게 거슬리지 않았지만, 조용하고 감정적으로 차올라야 하는 장면에서 음정이 맞지 않게 들리는 노래는 방해가 되었다. 공연 초반 한 관객이 녹화를 시도했는지, 어셔가 불빛으로 그 관객의 얼굴을 비추며 제지했는데, 불법은 좀 더 강하게 제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년 전 윈터 가든에서 본 공연은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한 달 전 관람한 한국 라이선스 공연은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난다. 이번 브로드웨이 시트다운 공연에서 눈에 띄었던 차이 중 하나는 막이 오를 때부터 무대 오른쪽에 놓여 있던 하늘색 바퀴의 자전거였다. 소피가 그 자전거 바구니에서 도나의 일기를 꺼내는데, 계단과 경사가 많은 그리스 섬의 풍경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소품처럼 느껴졌다.
스카이가 오르페우스 바(Orpheus Bar)에 있다는 대사를 듣는 순간 한국 공연이 떠올랐다. 당시 한국 공연에서 이 표현을 들었을 때는 현지화된 번역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때 소피 역을 맡았던 김환희 배우가 이전에 하데스타운에서 에우리디케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이 대사가 원문에 포함된 표현임을 확인하자 묘한 우연처럼 느껴졌다.
브로드웨이 케어스 기간에는 플레이빌이나 포스터에 전 캐스트가 사인을 해 판매하고, 수익은 자선사업에 사용된다. 맘마미아 공연에서는 사인된 플레이빌을 구입하고 싶었지만 포스터만 판매 중이라 구매하지는 않았다. 한국 라이선스 공연도 분명 좋은 경험이었지만, 모든 뉘앙스가 온전히 살아 있는 원어로 ABBA의 노래를 듣는 경험은 역시 각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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