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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 Letter

팬레터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문학 지망생 세훈은 존경하던 작가 해진에게 ‘히카루’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편지는 해진의 창작을 지탱하는 힘이 되지만, 거짓은 점점 커지고 세훈의 내면은 분열된다. 히카루라는 허구의 존재를 통해 두 사람의 글쓰기는 하나의 작품으로 남는다.

Musical Reviews › Korean Original › 2025

관람 년도:

이 아카이브에 포함된 포스터는 기록 및 교육 목적에 한하여 게재된 것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원 출처나 관련 기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초연 연도:

2016

관람 연도:

2025

극장명: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줄거리 & 리뷰

줄거리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훈은 일본으로 건너가 투옥된 소설가 이윤을 찾아간다. 이윤은 이미 세상을 떠난 작가 해진의 가까운 지인이었다. 세훈은 해진의 연인이자 이미 사망한 여성 작가로 알려진 ‘히카루’의 이름으로 된 소설이 출간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작가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음을 우려한다. 그는 이윤에게 출판을 막아 달라고 간청한다. 이윤은 해진이 히카루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왜 그 편지를 그토록 보고 싶어 하는지 설명하라고 냉소적으로 요구한다.

무대는 과거로 되돌아간다.

아버지와의 갈등 끝에 집을 나온 세훈은 ‘칠인회’라 불리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에 몸을 의탁한다. 이름과 달리 실제로는 일곱 명을 채운 적이 없는 이 문학 모임은, 식민지 시대에 순수 문학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하며 한글 문예지를 발간하기로 결심한다. 그들은 폐결핵을 앓고 있는 떠오르는 작가 해진을 영입하고, 해진은 이에 응한다. 갈 곳이 없던 세훈은 이곳에서 잔심부름을 맡으며 동경하던 작가들을 곁에서 돕게 된다.

해진은 자신이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히카루’라는 여성으로부터 받은 편지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히카루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그 편지들은 모두 세훈이 ‘히카루’라는 필명으로 쓴 것이었다. 처음에는 망설였던 세훈은, 이 편지들이 해진의 집필 의지를 지탱한다고 믿고 계속해서 편지를 쓴다. 그 과정에서 히카루는 세훈의 내면에서 하나의 또 다른 자아로 자리 잡으며, 확신을 가지고 세훈이라면 감히 쓰지 못할 언어로 편지를 쓴다.

히카루는 병세가 악화된 해진에게 삶보다 작품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죽음을 앞둔 작가라면 평범하게 사라질 것이 아니라 걸작을 남겨야 한다고 세훈을 몰아붙인다. 한편, 칠인회가 위험한 한글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는 투서가 접수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체포를 두려워한 구성원들은 일부 원고를 불태우고 모임을 해산한다. 이윤은 히카루의 정체를 의심하며 세훈을 추궁하지만, 혼란 속에서 남은 이들은 자리를 떠난다.

이후 해진은 히카루에게서 만나자는 편지를 받고 약속 장소로 나가지만, 그곳에서 만난 이는 세훈이다. 세훈은 자신도 히카루에게서 편지를 받았다고 말한다. 히카루의 이름으로 전달된 원고에 고무된 해진은 다시 집필에 몰두하지만, 병세는 급격히 악화된다. 결국 세훈은 더 이상 거짓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신이 히카루였음을 고백하며 약을 먹어 달라고 애원한다. 해진은 진실을 밝히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며,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뉘앙스를 남긴 채 세훈 곁을 떠난다. 해진은 죽음을 앞두고 세훈에게 편지를 남기며, 그의 편지들이 자신에게 다양한 사랑의 결을 알려 주었고, 섬세하고 순수한 언어가 삶을 붙들어 주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늘 그랬듯 답장을 기대한다고 적는다.

이야기는 다시 일본의 면회실로 돌아간다. 이윤은 마지막 편지가 세훈의 고백을 끌어내기 위한 미끼였다고 밝히며, 세훈에게 계속 글을 쓰라고 조언한다. 이윤 역시 얼마 후 결핵으로 세상을 떠난다.

칠인회의 작업실에서, 구성원들은 세훈의 최종 퇴고을 거쳐 해진의 소설이 출간되었음을 알린다. 정식 구성원이 된 세훈은 해진을 위한 추도사를 노래한다. 그 순간 무대 위에는 히카루와 해진이 나타나고 해진은 히카루를 살짝 밀어서 세훈과 히카루는 포옹한다. 그리고 이윤이 모습을 드러내고, 마침내 칠인회는 완성된다.

리뷰

김해진과 이윤은 각각 김유정과 이상에게서 영감을 받은 인물들로, 1933년부터 1937년까지 활동했던 문학 단체 ‘구인회’의 멤버였다. 이태준, 김기림, 김환태 등 구인회에 속했던 다른 인물들 역시 실명 또는 변형된 이름으로 등장해 극 중 ‘칠인회’의 구성원이 된다. 역사적 배경은 분명하지만, 이 작품의 서사는 어디까지나 허구다.

이야기는 비교적 익숙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부유한 집안 출신의 문학 지망생 세훈은 일본 유학 시절, 아버지의 삶의 방식에 반발하며 존경하던 작가 해진에게 ‘히카루’라는 필명으로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이후 갈등이 깊어지면서 그는 결국 집을 나간다. 단순한 동경에서 출발한 감정은 점차 증폭되고, 해진은 히카루라는 존재에 감정적으로 몰입하며 그녀를 삶과 창작의 중심에 두게 된다. 세훈은 그 영향력을 인지한 뒤, 거짓을 유지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히카루가 결핵을 앓고 있다는 설정까지 만들어내며, 만남이 불가능한 이유와 지연된 답장을 설명한다.

기만이 깊어질수록 세훈의 내면은 둘로 갈라진다. 한쪽은 해진의 건강을 걱정하며 그 곁에 있고 싶어 한다. 히카루의 정체에 대한 의심이 칠인회 내부에서 커지자, 세훈은 투서를 보내서 모임이 해산되도록 만든다. 그럼에도 그의 감정은 소유욕이 아니라 해진이 살아남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깝다.

반면 히카루는 전혀 다른 충동을 대표한다. 그녀는 죽음을 앞둔 해진에게 끊임없이 글을 쓰라고 요구하며, 평범하게 죽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히카루는 세훈과 격렬하게 충돌하고, 점점 그의 행동을 지배하게 된다.

결국 세훈은 자신이 히카루였으며, 해진에게 전달된 원고 또한 자신이 쓴 것임을 고백한다. 히카루는 세훈의 분열된 자아였음이 드러나며 사라진다. 이 작품은 로맨스나 단순한 동경의 이야기가 아니라, 집필 강박과 창작의 충동에 관한 이야기로 수렴된다. 세훈의 가장 깊은 욕망은 해진을 소유하거나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가 걸작을 완성하는 모습을 보는 데 있다. 히카루의 힘은 바로 그 욕망에서 비롯된다.

이 작품은 언어와 편지, 지연된 폭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텍스트의 전달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유고집을 다루는 오프닝 넘버에서는 가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아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잔향이 강한 음향과 홀의 특성, 음향 디자인이 겹치며 자음이 흐려졌고, 피아노 중심의 밴드 밸런스는 음악적 공간을 좁게 만들었다. 일본어 자막 모니터가 벽면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한국어 관객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후에는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극을 파악할 수 있었다. 히카루 역은 안정적인 테크닉을 갖춘 배우가 맡았으나, 길게 유지되는 음에서 비브라토가 다소 넓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세훈은 연기와 노래 모두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인물의 불안을 과장 없이 전달했다. 해진은 높은 음역에서 섬세함을, 낮은 음역에서는 두께와 안정된 울림을 보여 주었다.

이 작품의 핵심은 분류가 아니라 축적이다. 세훈의 동경은 자신의 분열과 자아의 투사로 얽히며, 히카루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보내고 완성도가 높은 원고도 해진에게 보낸다. 해진은 이를 환상이 아니라 히카루와의 문학적 협업으로 받아들이고 작업한다. 해진의 사후에 소설은 세훈의 최종 수정을 거쳐 세상에 나온다.

무대는 주로 칠인회의 공간으로 기능하며, 면회실과 세훈의 거처 등 장면은 무대 가장자리에서 처리된다. 격자무늬 창을 활용한 그림자 연출과, 후반부에 바닥을 뒤덮는 원고 더미는 세훈의 절박함을 시각적으로 축적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마지막에 이르러 죽은 이들이 다시 무대에 오르고 칠인회가 완성되는 순간, 이는 결말이라기보다 기록에 가깝다. 제약 속에서 쓰인 글, 믿음 속에서 주고받은 언어, 그리고 실재했다고 믿었기에 성립했던 협업의 흔적이 남는다.

이 작품이 한국과 해외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노래는 아름다웠고, 특히 세훈과 히카루의 듀엣은 리드미컬 해서 더 좋았다. 인물 구성 또한 균형 잡혀 있으며, 꿈 꾸는 듯한 해진과 날카로운 천재적 독설가 이윤이 대비를 이룬다. 역사적 소재를 다루면서 정치적으로나 성적 정체성의 경계에 가까이 접근했음에도 경계를 넘지는 않는 스토리텔링의 절제가 돋보였다. 음향 밸런스가 더 나은 환경이라면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다.

이 갤러리의 사진은 촬영이 허용된 경우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 중인 프로그램·티켓·기념품을 촬영한 것입니다.

공식 비디오 (embeded)

💌#뮤지컬팬레터 해진의 편지 MV

This music video features “Haejin’s Letter,” a key number from Fan Letter, produced by Content Production Company LIVE. Framed as a standalone MV, it focuses on voice, text, and the emotional weight of the letter.

뮤지컬 팬레터 10주년 기념 공연 - 시츠프로브 녹화 중계

Musical Fan Letter 10th Anniversary production, filmed during a sitzprobe broadcast. Celebrating a decade of performances at CJ Towol Theatre, Seoul Arts Center (Dec 5, 2025 – Feb 22, 2026).

💌#뮤지컬팬레터 내가 죽었을 때 MV

This music video features “When I Die,” a pivotal number from Fan Letter, produced by Content Production Company LIVE. Presented as a standalone MV, it centers on voice and reflection, capturing the song’s quiet confrontation with mort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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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업데이트: March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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